대우조선해양 사장 선임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고재호 사장이 연임을 할지 혹은 새로운 사장이 들어설 수 아직도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수주잔량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데 노조는 고 사장의 교체를 원하지 않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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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재호 대우조선해양 사장 |
이러다 보니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사장을 교체할 경우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다음달 20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27일로 1주일 연기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장 선임에 대한 가닥을 잡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애초 대우조선해양이 23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차기 사장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정기이사회에서 회사채 발행건만 결정했을 뿐 사장 선임과 관련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 이사회 전에 열렸어야 하는 사장추천위원회도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은 사장추천위원회를 3월 초에 구성하기로 해 앞으로 3년을 맡을 사장의 윤곽은 그때가 돼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고재호 사장은 지난해 국내 조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수주목표를 달성하며 조선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홀로 선전했다. 그동안 고 사장이 무난히 연임을 달성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이달 들어 산업은행이 고 사장을 교체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는 말이 나돌면서 대우조선해양 사장 자리는 안갯속으로 빠졌다. 대우조선해양 안팎에서 후임 사장 후보로 몇몇 인사의 이름이 거명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과 산업은행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최근 들어 노조도 사장 선임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현시환 대우조선해양 노조위원장은 23일 성명을 통해 “사장선임 문제가 정리되지 않고 지속되면서 교섭진행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2월 중 통상임금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를 높였다.
이는 노사의 통상임금 협상 진척을 요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고 사장 흔들기를 중단하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 사장은 그동안 노조와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이런 점에 비춰 노조는 고 사장의 교체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지난해 고 사장이 국감에 출석하게 되자 출석 취소 청원서를 제출했고 올해 실적 달성 축하 난을 고 사장에게 보내기도 했다.
노조는 고 사장 교체를 대우조선해양 매각에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노조는 그동안 대우조선해양 매각반대 입장을 보여 왔다. 이 때문에 노조는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여전히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1월 말 기준 수주잔량이 785만CGT로 단일조선소로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3개월 연속 1위다. 2위와 격차는 11월 말 59만CGT에서 281만CGT로 벌어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도 LNG선을 비롯해 모두 8척 14억 달러 규모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수주잔량이 매출로 이어지는 조선업 특성상 당분간 대우조선해양 독주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