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옥외 광고판 등으로 사용되는 상업용 디스플레이(디지털사이니지)시장에서 기술력을 앞세워 독주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로LED와 같은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디지털사이니지 출시가 본격화되면 삼성전자가 매출과 영업이익을 크게 늘려 강력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
10일 시장 조사기관 IDC 홈페이지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까지 약 22분기 연속으로 세계 디지털사이니지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시장 점유율은 33.7%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4%포인트 늘었다. 8.5%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한 LG전자와 격차가 더욱 벌어지며 독주체제가 강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디지털사이니지 출하량은 2분기에 약 30만 대를 보여 연간 22%의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업계 평균 성장률인 15.9%를 크게 웃돌며 사실상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주력 제품인 LED사이니지의 독보적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로 고객사를 확대하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LEDTV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면적을 구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내구성과 밝기, 화질 등 모든 점에서 뛰어난 성능을 지닌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주로 건물 외벽에 설치되는 디지털사이니지는 야외에서 사용되는 제품 특성상 낮에도 선명하게 보일 수 있는 수준의 밝기와 화질이 필수 조건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에 사용되는 자체 화질 개선 기술 '퀀텀닷'과 HDR10플러스 규격 등을 디지털사이니지에도 적용해 경쟁사 제품과 기술력에서 차별화를 이뤄냈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의 음향기술과 소프트웨어 연구조직에서 개발된 보안플랫폼 '녹스' 등도 최근 삼성전자의 디지털사이니지 신제품에 적용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디지털사이니지시장은 향후 수년 동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돼 글로벌 전자업체들의 새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LG 경영을 맡기 직전까지 LG전자에서 디지털사이니지를 담당하는 ID사업부장을 맡은 점도 상업용 디스플레이가 중요한 신사업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근거로 꼽힌다.
시장 조사기관 IDC는 올해 약 350만 대에 이를 디지털사이니지시장 규모가 내년에는 연간 11.9%에 이르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4K급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프리미엄 사이니지시장은 40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디지털사이니지 시대를 맞기 위한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는 글로벌 고객사에 차세대 디스플레이기술인 마이크로LED를 업계 최초로 상용화해 탑재한 고가의 디지털사이니지 공급을 시작했다.
마이크로LED는 전력효율과 화질이 모두 뛰어난 데다 형태 변화가 자유롭고 이론상 해상도와 화면 크기를 제한 없이 늘릴 수 있어 디지털사이니지에 활용하기 적합한 기술로 꼽힌다.
▲ 삼성전자가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설치한 초대형 디지털사이니지. |
마이크로LED 기반 사이니지는 기존 LED사이니지보다 가격이 약 10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삼성전자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는 폭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사이니지는 향후 5G통신과 사물인터넷 기반의 기업 사이 거래(B2B) 솔루션 등 삼성전자의 다른 신사업과 연계할 수 있어 더욱 중요한 사업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디지털사이니지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사물인터넷 운영체제 '타이젠'을 탑재해 기업 고객들이 실시간 정보를 화면에 더 원활하게 표시하도록 할 수 있는 등의 기능을 구현한다.
삼성전자가 디지털사이니지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갈수록 굳히고 있는 점은 향후 기업대상 사물인터넷사업에서 성장에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IDC는 "디지털사이니지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며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