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한화손해보험이 세우는 인터넷보험회사의 지분 10%를 취득해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K텔레콤은 당초 지분 50%를 확보하는 것으로 인터넷보험회사 설립을 추진했지만 대주주 적격성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최소 지분만 보유하는 것으로 방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인가 등의 절차를 고려하면 인터넷보험회사는 2019년 초에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이번 지분투자는 텔레매틱스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텔레매틱스란 자동차와 무선통신을 결합한 차량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말한다.
박 사장은 올해 초 “2019년 5G가 상용화되면 가장 쉽게 나올 수 있는 서비스는 텔레매틱스와 미디어일 것”이라며 “그 가운데서도 텔레매틱스가 빠를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사장이 텔레매틱스에 주목한 이유는 모바일 내비게이션 ‘T맵’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T맵은 토대로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고도화해 5G 시대에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한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SK텔레콤은 텔레매틱스를 활용한 새로운 보험상품을 개발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한화손해보험은 기술협력을 통해 ‘운전습관 연계보험’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습관 연계보험이란 내비게이션 등 차량에 부착된 텔레매틱스 기기를 통해 가입자의 운전습관 정보를 수집해 보험료 산정에 활용하는 보험이다.
운전자의 차량 운행속도와 급출발, 급제동 등의 정보를 분석해 안전운전을 한다고 판단하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현재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 등이 운전습관 연계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초기 단계에 있다.
SK텔레콤은 1천만 명이 이용하는 T맵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좀 더 정교한 운전습관 연계보험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16년부터 T맵에 탑재한 ‘운전습관 서비스’를 통해 과속·급감속·급가속 등 운정자의 주행습관을 점수로 계량화해 알려주고 있다.
5G가 상용화되면 5G의 초고속, 초연결성을 활용해 차량 운전자의 주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T맵'.
운전습관 연계보험의 시장 규모는 앞으로 대폭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연구원은 운전습관 연계보험이 2020년 전체 자동차보험의 4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약 2천만 대의 국내 자동차 가운데 800만 대가 운전습관 연계보험에 가입하게 되는 것이다.
박 사장은 보험을 시작으로 텔레메틱스를 통해 얻는 운전자의 실시간 주행정보를 정부, 기업 등에 제공해 수익을 내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이 개발한 텔레매틱스 시스템을 차량에 탑재한 뒤 차량 제조사나 운전자에게 통신요금을 받는 사업모델 등이 꼽힌다. 전자상거래회사에 배송 등에 관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가능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 사장이 SK텔레콤의 텔레매틱스사업을 본격화되고 있다”며 “SK텔레콤이 확보하는 주행 데이터가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은 보험 외에도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