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승희 사장이 국회의원할 때도 그따위로 국감 받았어요? 지금 국감장에 와서 그게 무슨 태도야!”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7년 10월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 피감기관 증인인 함승희 강원랜드 사장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함 사장은 “지금 나한테 반말합니까”라고 되물으며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들의 신경전은 정 의원이 “왕년에 국회의원 했다고 그런 태도로 국감을 치르면 안 된다”는 말로 끝이 났다.
국정감사에서는 이처럼 왕년에 국회의원을 했던 의원 출신 공공기관장과 현역 의원들 사이에 팽팽한 기싸움이 종종 벌어진다.
올해도 주요 공공기관에서 국회의원 출신 기관장이 피감기관 증인으로 국감을 준비하고 있다.
◆ 국회의원 출신 공공기관장, 치열한 국감 예상
9일 공공기관업계에 따르면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김낙순 마사회장 등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대표적 국회의원 출신 공공기관장으로 꼽힌다.
▲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리는 정부세종청사 국세청에서 직원들이 국감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은 10일부터 시작하는 2018년 국감에서 더 이상 피감기관의 문제를 파헤치는 공격수가 아니다. 난생 처음으로 피감기관의 논리를 방어하는 수비수 역할로 국감을 맞는다.
국회의원 출신 기관장은 누구보다 국감의 생리를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국감 준비 과정이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 선배, 동료, 후배들의 거센 추궁 앞에서 각 기관의 논리를 방어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더 큰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