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 사장의 어깨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
LG전자의 미래 성장성을 책임질 VC사업본부가 출범한 지 5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내지 못하고 있다.
2016년부터 지속되고 있는 VC사업부의 적자를 타개할 방안을 찾지 못하면 연말 LG그룹 대규모 인사에서 이 사장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8일 증권업계는 LG전자 VC사업본부가 올해 3분기에도 적자를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LG전자 VC사업본부 적자가 지속됐을 것”이라며 적자폭을 540억 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유진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도 VC사업본부가 3분기에 영업손실 500억~400억 원 규모를 냈을 것으로 봤다.
VC사업본부의 올해 2분기 적자가 330억 원이었음을 감안하면 3분기에 적자폭이 더욱 확대되는 것이다.
VC사업본부는 8월 글로벌 자동차 헤드램프회사 ZKW 인수를 마무리함에 따라 연결실적 반영으로 3분기부터 영업이익이 점차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실제로 이번 3분기 실적에 8월과 9월 2개월 분의 ZKW 연결실적이 반영됐다.
하지만 ZKW의 '기여'에도 하반기에 수익성 개선이 힘들다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올해 하반기에 발생할 ZKW 관련 수익이 100억 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무엇보다 전장부품 원가율 상승 등으로 수익구조가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VC사업본부는 완성차회사에 차량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 시스템 등을 납품하고 있는데 이에 쓰이는 주요 원자재 부품인 메모리,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의 가격이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분간 관련 부품의 가격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적어 LG전자 VC사업본부의 흑자 전환은 2019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사장은 VC사업본부의 외형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을 것 같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VC사업본부가 조만간 분기 매출 1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며 “VC사업본부의 외형 성장은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 VC사업본부 관계자는 “최근 신제품 개발과 거래선 확대에 추가적 선행 자원 투입이 이뤄지고 있다”며 “매년 신규 수주가 발생하고 있어 2019년 초에는 매출 1조 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다. 자동차 전장부품 수주잔고는 34조 원 수준으로 2013년 본부 출범 당시 10조 원에서 3배 이상 늘었고 거래선도 확대되고 있다.
이 사장은 전통적 자동차 부품으로 승부해서는 기존 부품회사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퀄컴과 자율주행차량에 쓰이는 부품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미래 자동차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실제로 그는 GM과 메르세데스-벤츠 등으로 주요 거래선을 확대하며 LG전자 전장부품사업의 보폭을 넓히고 있는데 이에 따른 성과도 가시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