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박 회장은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의 북중경제특구 등을 방문한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전화통화에서 "일단 현지 사정을 파악하고 현장을 둘러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경제협력의 방향성을 정하기 위한 사전 단계"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7일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의 동북부 지린(길림)성의 옌지(연길), 훈춘과 랴오닝성의 단둥 등 3개 지역을 둘러 보기위해 출국했다.
지린성은 지리적으로 북한과 맞닿아 있는데 그중에서도 연길은 연변조선족 자치주의 주정부가 있고 조선어가 많이 쓰여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다.
지린성 동남부에 있는 훈춘은 중국과 북한 러시아 국경을 마주한 곳으로 취안허통상구(세관)을 통해 북한 라진항과 유엔의 북한경제 재제 전까지 교역을 했다. 사퉈쯔통상구는 함경북도 새별통상구와 연결돼 민간 무역 창구 역할을 했다.
훈춘은 내륙 지방으로 항구가 없어 북한의 라진항과 러시아 자루비노항을 이용해 동해와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물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랴오닝성의 동남부에 있는 단둥은 압록강과 황해를 끼고 북한의 신의주시와 맞닿아있다. 단둥은 '조중우의교'를 통해 신의주와 연결되어 있는데 이 다리로 북한과 교역이 이뤄졌다.
박 회장은 이 3곳에서 세관과 물류기지 등을 둘러보며 앞으로 중국과 연계해 북한과 실질적 경제협력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특별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하는 등 남북 경제협력에서 주도적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박 회장은 6월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새로운 사회적 대화를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해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데 (북한의) 상황을 둘러싼 정보와 지식은 부족하다”며 “대한상공회의소는 정확한 상황과 전망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4월29일 남북 정상 만찬에도 재계인사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했다.
박 회장은 만찬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앞으로 (남북) 경협과 교류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오면 정말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함께 번영하는 길을 가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겠다”며 “그때가 올 때까지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토론도 해서 제대로 경협을 전개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바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남북 정상 만남이 급물살을 타기 전인 3월에도 ‘남북관계 전망과 과제’를 여는 등 북한과 경제협력을 꾸준히 준비해왔다.
박 회장은 2016년 신년 인터뷰에서 북한의 조선상업회의소와 교류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당시 “한국의 여러 무역 거래처를 활용해 북한산 물품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중개무역도 가능하다”며 “조선상업회의소가 발행한 원산지 증명을 토대로 대한상공회의소가 북한산이라는 원산지 증명서를 발행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한상공회의소 산하 남북경협분과위원회도 발족했다.
박 회장은 1955년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의 5남으로 태어나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뒤 보스턴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밟았다. 2005년 두산그룹 부회장을 거쳐 2012년 두산그룹 회장에 올랐다. 2016년부터 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회장을 맡고있다.
2013년 8월 손경식 CJ그룹 회장의 사퇴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공석이 되면서 당시 부회장이었던 박 회장이 자리를 맡았다.
박 회장은 2018년 2월 만장일치로 서울상공회의소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서울상공회의소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는 관례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연임한다. 2014년에는 국제상업회의소(ICC) 집행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