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8-10-07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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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티볼리의 2019형 모델을 통해 소비자층이 두터워지고 있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
쌍용차는 5일 경기 김포에 있는 호텔마리나베이서울에서 2019년형 티볼리 출시를 기념해 시승행사를 열었다.
▲ 쌍용차가 9월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2019년형 티볼리. <쌍용자동차>
쌍용차가 티볼리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5년 1월 차를 처음으로 출시한 뒤 2016년 9월에 2017년형 모델을 새로 내놓은 바 있다.
시승 구간은 호텔마리나베이서울에서 경기 파주시 탄현면에 있는 한 카페까지 약 40km 구간으로 40분가량 진행됐다.
시승에 앞서 외관을 살펴봤을 때 2017년형 모델과 큰 차이를 발견하기는 어려웠다.
쌍용차는 이번 부분변경에서 바퀴에 새로 디자인한 16인치 알로이휠과 크롬 몰딩을 적용한 후면 범퍼를 적용했으며 후드와 바퀴 덮개(펜더) 등에 새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설명했지만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의 변화라고 보기는 힘들어 보였다.
다만 색상이 추가된 점이 눈에 띄었다.
시승 차량으로 제공된 차는 오렌지팝 색상이었다. 쌍용차는 2019년형 모델을 내놓으며 기존 색상에 ‘오렌지팝’과 ‘실키화이트펄’ 색상을 추가하면서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혔다.
어디서나 눈에 확 띄는 유채색이라 무난한 색상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부담될 수 있다고 느껴졌지만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20~30대 소비자층의 수요를 흡수하려는 좋은 시도로 보였다. 티볼리 구매 고객의 연령층 가운데 약 절반가량이 20~30대에 쏠려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쌍용차는 실제로 광고 등을 통해 ‘I am ME. I am TIVOLI. (나는 나다. 나는 티볼리다)’라는 문구를 사용하며 남들과 다른 독특한 개성을 선호하는 고객들을 2019년형 티볼리의 주요 소비층으로 겨냥하고 있다.
차량에 탑승한 뒤 내부를 살펴봤을 때 소형 SUV 답지 않은 뒷 좌석(2열)이 눈에 들어왔다.
티볼리는 첫 출시부터 뒷 좌석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쟁차종인 코나와 니로 등과 비교할 때 뒷 좌석에 앉은 탑승자들이 발을 뻗을 수 있는 공간이 확실히 넓었다.
내부 인테리어도 이전 모델과 크게 달라진 점을 찾기 힘들었는데 부츠 모양의 변속 레버 정도가 눈에 띄었다.
본격적으로 차를 운행하자 SUV다운 묵직함이 느껴졌다. 차의 무게 중심이 낮게 깔려 있어 꽤 안정적이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으며 가속페달을 무리하지 않게 밟아도 속도가 0~40km/h까지 탄력 있게 올라갔다.
하지만 자유로에 진입해 차의 속도를 높였을 때 40km/h 이상으로 차의 속력을 내려면 다소 가속 페달에 힘을 줘야 했다. 다만 이 구간만 넘으면 차가 힘을 온전히 받아 안정적으로 고속 주행이 가능했다.
태풍 콩레이가 접근한 탓에 비가 많이 내려 노면이 미끄러웠는데 우수한 제동 성능을 보였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급제동을 할 때에도 미끄러진다는 느낌 없이 차량의 속도가 빠르게 감속됐다.
빗물이 고인 곳을 지날 때 일반 차들과 비교해 잔진동을 많이 흡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핸들(스티어링 휠)을 움직일 때 민첩성이 떨어지는 듯해 조금 아쉬웠다. 핸들을 좌우로 움직일 때 방향 전환이 살짝 뒤늦게 이뤄졌는데 역동적 주행성능을 온전하게 확보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주행에서 쌍용차가 그동안 티볼리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소음 문제를 얼마나 개선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태풍의 영향으로 빗소리가 많이 들려 바람 소리(풍절음)가 다소 거슬린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얼마나 해소했을지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시승이 끝난 뒤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약 10.0km/L였다. 자유로에서 80~110km/h의 속력으로 주행할 때 13~14km/L까지 나왔지만 퇴근 시간이 겹친 탓에 정체된 구간 등을 지나느라 연비가 다소 줄었던 것으로 보인다.
1.6L LET 친환경 디젤엔진 티볼리의 복합연비는 14.2km/L다.
티볼리는 출시된 뒤 4년가량 국내외에서 모두 25만 대 넘게 팔린 인기 차종이다. 코나와 스토닉, 니로 등이 출시되며 시장 점유율은 기존 54%(2015년)에서 올해 29%까지 줄었지만 소형SUV를 ‘티볼리급 차량’으로 부를 만큼 압도적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쌍용차는 그동안 여성 운전자들과 20~30대 고객을 주요 타겟층으로 삼아 티볼리 판매에 주력했는데 신형 모델 출시로 더욱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는 데 성공할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