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의 최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IBK펀드)가 금호아시아나그룹에 금호고속 매각가격으로 5천억 원에 조금 못 미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IBK펀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금호고속 매각가격이 담긴 매각제안 공문을 23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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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IBK펀드가 제시한 가격은 5천억 원에서 100만~200만 원 정도 적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금호고속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800억 원의 6배 가량으로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가격보다 조금 낮은 가격이다.
공문에 가격조정과 관련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으며 IBK펀드 역시 가격을 협의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IBK펀드에게 “최종 제안 뒤에도 가격을 협상할 수 있다”는 조건을 매각제안 공문에 넣어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IBK펀드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이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제3자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그동안 IBK펀드가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제안할 경우 제3자 매각도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IBK펀드는 이런 우려에 대해 “지난해 진행된 예비입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가격이기 때문에 제3자 매각이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진행된 금호고속 예비입찰에 H&Q, 이큐파트너스, 칼라일,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그룹 등 4곳의 국내외 사모펀드가 참여했다. 당시 이들 가운데 일부는 인수 희망가격으로 5천억 원 이상을 제시했다.
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줄곧 금호고속의 적정가격이 2천억 원대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모펀드가 2012년 금호고속을 인수할 당시 3310억 원을 들였지만 금호고속에 전가한 차입금 2천억 원과 배당금을 빼면 실제 인수가격은 910억 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주 뒤인 3월9일까지 금호고속을 인수할 지 결정해야 한다. 또 3개월 안에 인수를 마쳐야 한다.
IBK펀드는 금호고속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한다고 한 뒤 매각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중도금 납입일정도 정해서 통보한다는 계획도 세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박삼구 회장은 금호고속과 금호산업을 모두 되찾기 위해 총 1조5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 지분 57.48%에 대한 인수의향서 제출은 오는 25일 마감된다. 금호산업 지분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해 최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