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신세계그룹의 대표적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2015년 정 부회장이 핵심사업으로 내세웠던 가정간편식과 외식사업을 진행하는 신세계푸드에서 관리담당 상무를 거쳐 신세계그룹 전략실의 기획 총괄임원을 맡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신년사에서도 밝혔듯 유통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렵다고 보고 일렉트로맨을 앞세운 콘텐츠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2015년 5월 소셜네트워크(SNS)에 마블 만화책 사진을 올리며 “헐크, 엑스맨, 아이언맨 등 마블의 히어로는 인간적이면서도 귀여운 면이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며 “나와 같은 많은 이들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슈퍼 히어로를 리테일과 접목시키는 것은 어떨까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즐거워진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의 실험이 성공한다면 공교롭게도 사촌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미디어커머스 강화 전략과 비슷한 지점에서 만날 수도 있다.
CJ그룹이 CJ오쇼핑과 CJE&M을 합병해 콘텐츠를 기반으로 유통 경쟁력을 다져나가고 있다면 신세계그룹은 정반대의 길을 걸을 수 있다. 본업인 유통 경쟁력에 스토리텔링에 기반한 콘텐츠를 입히는 방식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CJENM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콘텐츠에서 시작해 미디어를 커머스영역까지 연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회사”라며 “기존 미디어와 커머스사업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능력을 바탕으로 사업 사이에 시너지 효과가 커져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이마트 대표 캐릭터 일랙트로맨.
정 부회장도 이런 사업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콘텐츠 유통채널을 직접 보유한 CJ그룹에 비하면 갈길이 멀지만 영화 일렉트로맨이 성공을 거둔다면 장기적으로 콘텐츠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맨이 대중의 마음속에 녹아들 수 있도록 고객과 접점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는 일렉트로맨을 전면에 내세운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 수를 늘리고 있다. 일렉트로마트는 2015년 6월 1호점의 문을 연 뒤 올해 10월 기준으로 전국에 29곳 있다.
일랙트로맨은 2015년 9월29일부터 2016년 2월2일까지 김용진 작가가 네이버 웹툰으로 연재되기도 했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공급사 가운데서도 가장 인지도가 높다.
김 작가가 일렉트로맨의 1회부터 4회까지 베스트 댓글을 다는 사람에게 미니 드론을 주는 이벤트를 열자 1화에 10만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면서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현재 일렉트로맨은 영화제작이 구체화하기도 전에 주연에 배우 마동석씨가 물망에 오르는 등 대중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