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사장은 1일 보안회사 ADT캡스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밝히며 “보안시장은 구글,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기업과 경쟁하는 4차산업혁명의 전쟁터”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구글, 아마존은 모두 새롭게 보안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마존은 올해 초 사이버 보안업체 '스쿼럴'을 인수했으며 지난해 말 보안카메라 제조사 블링크를 인수했다.
구글은 스마트 현관 잠금장치, 디지털 온도조절기, 방범카메라 등을 개발해온 계열사 ‘네스트’를 지난해 12월 흡수·합병했다. 네스트는 구글이 2014년 3조4천억 원에 인수한 보안회사다.
글로벌 정보통신 기술(ICT)기업이 보안사업을 시작한 것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접목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홈의 핵심인 보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홈이란 가전제품을 비롯한 집안의 모든 장치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제어하는 기술을 말한다.
아마존은 현재 스마트폰으로 현관문과 집안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보안 기술을 개발해 안전한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구글도 네스트의 보안기기와 인공지능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연동해 스마트홈 보안을 강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박 사장이 구상하고 있는 보안사업도 구글, 아마존의 전략과 맥락을 같이 한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 플랫폼 ‘누구’를 중심으로 조명, 난방, 전력 등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7월에는 집에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는 ‘홈2카’ 서비스를 출시하며 스마트홈 기능을 확장했다.
하지만 스마트홈에서 보안 기능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보안 외에는 스마트홈 서비스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에 따르면 스마트홈을 보유하려는 사람의 71%는 안전과 보안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 구글이 2018년 3월14일 출시한 스마트 현관 잠금장치.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홈시장은 2017년 330억 달러(약 35조 원)에서 2020년 710억 달러(약 76조 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보안 경쟁력이 스마트홈에서 승자와 패자를 가를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6월 통신시장 분석기관 오붐이 발표한 세계 주요 20개 통신업체의 스마트홈 경쟁력 평가에서 독일 도이체텔레콤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보안, 사물인터넷 등 스마트홈의 핵심 기능을 모두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인정돼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박 사장은 SK텔레콤 보안사업 경쟁력을 위해 구글과 협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9월에 열린 MWC아메리카에서 안드로이드 사업을 총괄하는 히로시 록하이머 부사장과 스마트홈 서비스를 책임지는 네스트 관련 인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ADT캡스와 구글 네스트가 협업을 추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한 융합보안시장이 커지고 있고 이를 구글과 아마존이 주도하고 있다”며 “SK텔레콤은 종합 정보통신 기술기업을 지향하는 만큼 앞으로 구글, 아마존 등과 경쟁하고 협력하는 모습이 그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