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1월3일 신입사원 연수생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재계에서 널리 알려진 인재경영론자다. '내 경영사전에는 고객과 인재 두 사람만 있다'고 말할 정도로 인재를 중시한다.
우수 인재를 찾기 위해 미국, 일본, 중국 등 해외 행보도 마다 않는다. 대표 취임 뒤 인재를 찾아 이동한 거리만 어느덧 지구 세 바퀴 반에 이른다.
이런 인재경영은 LG화학이 글로벌 화학회사로 도약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일 LG화학 등에 따르면 박 부회장의 인재 중심 경영의 성과가 양적으로 질적으로 모두 가시화되고 있다.
2012년 말 LG화학 정규직원 수는 1만1603명이었는데 2018년 6월말 현재 1만7432명으로 50% 증가했다.
연평균 1천 명가량 고용을 늘려온 것이다. 화학업계에서 대규모 인력 충원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 일이다.
박 부회장은 3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이전 수준보다 더 많은 1500명을 채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최근 LG화학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히고 있어 앞으로 고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수 인재 영입은 종종 더 큰 성과로 이어진다. 2018년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파격 승진한 이진규 수석연구위원이 대표적이다.
이진규 부사장은 무기나노소재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서울대학교 종신교수 자리를 내려놓고 2015년 LG화학으로 옮겨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17년 한 해에만 7건의 신규 사업화 과제 7건과 신규 협력 과제 68건을 발굴하는 등 탁월한 성과를 냈다. 이를 바탕으로 영입 3년 만에 부사장에 선임됐다.
이런 인재경영의 성과를 바탕으로 LG화학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미국화학학회가 발행하는 전문잡지 C&EN이 선정하는 글로벌 화학회사 순위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10위에 오르며 톱10에 진입했다.
박 부회장은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터콘티넨탈에서 열린 채용행사에 참석해 “LG화학이 글로벌 톱10에 진입한 것은 임직원의 간절한 꿈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박 부회장의 미국 채용행사 참여는 6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는 미국 스탠포드대·듀크대 등 주요 30여 개 대학 학생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직접 회사를 설명하는 등 열의를 나타냈다.
선발한 인재를 관리하고 육성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박 부회장은 “LG화학이 성공한 힘의 원천은 임직원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겨온 것에 있다”고 말한다.
채용행사에서 그는 LG화학의 전신인 락희화학공업사의 과거 공장 사진을 소개한다. 사진 속 공장에는 ‘종업원에 의한, 종업원을 위한, 종업원의 회사’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달려 있다.
박 부회장은 올해 1월3일 첫 현장경영 행보로 채용 후 연수를 받고 있는 신입사원 강연을 선택했다. 박 부회장은 신입사원과 일일이 악수하며 입사를 축하하고 격려했다.
그는 “타고난 재능보다 어떤 노력을 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영속 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기본을 준수하는데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