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7일 서울 강서구의 수소생산회사 엘켐텍을 찾아 수소 생산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문재인 정부가 수소차를 비롯한 수소경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수소경제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세계 각국 정부의 지원도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국내 기업들의 주도권 잡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수소 생산, 저장, 운송 등의 기술 개발과 수소생산기지 건설 등 수소경제의 인프라를 쌓는 일에 힘쓰고 있다.
정부는 혁신성장의 3대 분야 가운데 하나로 수소경제를 꼽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협업 아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2018년 안에 수립할 계획도 세웠다.
이 로드맵에는 수소경제 관련 인재를 양성하고 자동차, 충전소, 선박, 철도 등 수소와 연관된 산업의 분야별로 핵심 기술을 개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수소생산회사 현장을 찾아 “인력 양성이나 산업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 구축은 민간이 하기 어렵다”며 “그 역할을 정부가 맡겠다”고 말했다.
이인호 산업부 제1차관도 최근 발족한 ‘수소경제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수소는 혁신성장의 유망 먹거리이자 화석연료를 대체할 친환경 에너지”라며 “수소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민관이 힘을 합치겠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 33명이 수소 에너지에 관련된 정책을 연구하고 토론하는 ‘국회수소경제포럼’ 출범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 국회 차원에서도 수소경제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주최한 수소법 입법공청회에서 “한국의 새 성장동력이 될 수소산업 육성에 국회가 적극 앞장서겠다”며 “정부도 수소산업의 미래와 마스터플랜 설계에 더욱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정부는 수소경제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수소차뿐 아니라 수소를 생산할 태양광과 풍력발전, 수소를 운반하고 저장할 선박과 운송, 수소 환원과 연관된 제철 등 수소경제의 효과가 여러 분야에 파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의 보고서에 따르면 자율주행 택시와 트럭, 항공기 등에 수소 기술이 들어가면서 2030년 기준 세계의 수소 수요가 최소 500만 톤에서 최대 700만 톤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2017년 1월 출범한 수소위원회도 2050년까지 전체 에너지 수요량의 18%를 수소 에너지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가 2014년부터 수소연료전지 확산을 위한 장기 로드맵을 진행하고 중국, 독일, 미국 등에서 수소전기차 보조금과 대규모 투자 개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 회사들이 수소차 등에서 경쟁력을 갖춘 반면 수소충전소 등에서 뒤처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민관 지원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신경쓰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3년 투싼ix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했고 3월에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를 내놓았다. 2019년 스위스에 수소전기차 트럭을 세계 최초로 수출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하는 수소차 부품의 99%, 부품 가격비 가운데 95%를 국내에서 제작하는 등 수소차 관련 부품을 제작하는 중소기업들의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다만 수소경제의 기본 인프라인 수소충전소 설비의 부품은 40% 정도만 국내에서 생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수소차 등에 실리는 수소연료전지도 외국산 기술과 부품의 비중이 높다.
이종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 수소 저장, 운송, 충전 등의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이 부분의 연구개발과 투자가 활발할 것”이라며 “국내 수소경제사업이 자생적 경쟁력을 갖추려면 일정 기간 규제 개편을 비롯한 규격과 인증제도 등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