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종합보험회사 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을 인수한다. 안방보험그룹은 보고펀드가 보유한 동양생명 경영권 지분 인수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그룹은 금융위원회가 인수를 승인할 경우 중국계 금융회사 가운데 처음으로 국내 보험시장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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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샤오후이 안방보험그룹 회장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안방보험그룹은 지난 16일 보고펀드가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 57.5%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인수가격은 약 1조1천억 원으로 알려졌다.
보고펀드 관계자는 “안방보험그룹은 중국에서 견실한 실적을 올렸으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안방보험그룹이 동양생명을 인수할 경우 양쪽 모두에 이득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보험회사가 경영권을 인수해 안정적 영업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며 “안방보험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전략적인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은 국내 8위권의 중견 생명보험회사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순이익 1644억 원을 기록했다. 1989년 설립된 이후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것이다. 총자산도 20조4257억 원으로 2013년보다 13.1% 증가했다.
안방보험그룹은 이달 말 금융위원회에 동양생명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동양생명은 금융위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끝나면 중국계 자본에게 운영되는 첫 국내 보험회사가 된다.
안방보험그룹은 덩샤오핑 전 중국 군사위원회 주석의 딸 덩난의 사위인 우샤오후이 회장이 2004년 세운 종합보험회사다. 생명보험, 손해보험, 자산운용업 등으로 사업분야를 넓혀 총자산이 122조 원으로 불어났다. 중국 고객만 2천만 명에 이른다.
우샤오후이 회장은 지난해부터 국내 금융시장 진출을 위해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해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방보험그룹은 지난해 11월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본입찰에 단독으로 신청서를 내기도 했다.
안방보험그룹은 지난해 11월 미국 뉴욕의 최고급 호텔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2조1323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우샤오후이 회장이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금융회사를 추가로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동양생명이 규모가 크지 않아 안방보험그룹이 진출한다 해도 당장 국내 보험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회사까지 인수합병할 경우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