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식 액면분할 뒤 유입된 개인주주가 국내외 기관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맞서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고 외국언론이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20일 "삼성전자 개인주주들이 한국 기관투자자와 외국인투자자를 상대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한국 기관투자자들은 약 7조8천억 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했다. 반면 한국 개인주주들은 7조 원에 이르는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주주들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전망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메모리반도체업황 악화에 반응해 삼성전자를 추천 종목 목록에서 제외했고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하지만 중장기적 사업 전망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개인주주들이 강력한 매수세를 보이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일을 방어하는 완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주식을 50분의1로 액면분할한 뒤 주주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이라며 "개인주주가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주주에 맞서는 방어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5월부터 주식을 50분의 1로 분할해 재상장했다. 250만 원 안팎으로 거래돼 개인주주의 매수가 어려웠던 삼성전자 주식 가격은 1주당 5만원 대 이하로 낮아졌다.
삼성전자의 중장기적 주가 흐름을 놓고 금융기관들은 여전히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블룸버그를 통해 "삼성전자 주식 매수에 신중해야 할 때"라며 "반도체업황뿐 아니라 무역분쟁과 같은 다양한 변수가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KTB투자증권은 "일각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15% 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메모리반도체사업의 성장 전망은 여전히 밝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