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물꼬를 트는 데 힘을 보탠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6일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이 포함된 ‘제3차 남북 정상회담’ 방북단 명단을 발표했다.
◆ 이재용, 삼성그룹 총수로서 첫 남북 정상회담 동행
삼성그룹 총수가 직접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는 윤종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미 삼성그룹의 총수로서 대외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이번 청와대의 초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7월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하며 출소 뒤 공식적 행보를 시작했다. 또 8월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난 뒤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등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이 남북경협에 참여할 수 있는 유력한 계열사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20년 전 평양에서 TV를 생산한 경험이 있으며 삼성물산은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건설부문에서 수혜를 입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최근 상무급 임원을 팀장으로 한 남북경협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도 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도 북한의 인프라 구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기업으로 거론된다.
◆ 정의선, 방북단 명단에서 빠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이번 방북단 명단에서 빠졌다. 정 수석부회장 대신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이 북한에 간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
정의선 부회장은 아마 16일 출국해 윌버 로스 미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는 등 많은 미팅이 잡혀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 무역확장법 등의 문제를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 듣고 그쪽 일정을 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남북경협과 가장 관련이 깊은 대기업집단이다.
정 수석부회장의 할아버지인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남북경협을 물꼬를 텄던 인물이고 2007년에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북한을 방문했다.
현대차그룹은 남북경협에서 핵심인 철도사업을 하는 계열사를 두고 있다.
현대건설, 현대제철, 현대로템 등은 남북한의 철도 연결과 도로 확장 등 인프라 구축을 담당할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 최태원, 두 번째로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두 번째로 남북정상회담에 동행한다.
최 회장은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때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함께 방북했다.
당시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막내였으나 이번에는 맏형으로서 북한에 방문하게 됐다.
SK그룹은 북한의 통신, 건설 인프라가 열악하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SK텔레콤과 SK건설의 남북경협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정유, LPG 등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사업도 남북경협에서 중요한 분야다.
국내 유일의 조림기업인 SK임업은 남북경협의 첫 단추를 꾈 기업으로 꼽힌다.
다른 남북경협 사업들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산림분야는 바로 경협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최태원 회장도 SK임업을 통한 북한 산림녹화사업 추진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 구광모, 최연소 북한 방문
구광모 LG그룹 회장(40)은 기업인 가운데 최연소로 북한을 방문한다.
구 회장은 그룹 회장에 취임한 지 석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이번 방북으로 처음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LG그룹은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모두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다.
LG그룹은 LG전자, LG화학의 자회사 팜한농 등이 남북경협 관련 기업으로 분류된다.
LG전자도 삼성전자와 같이 평양에서 TV를 생산한 적이 있고 팜한농은 북한의 황폐화된 토양을 살리기 위해 비료를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이다. 팜한농은 과거 남북교역이 활발하던 때 국가 차원의 비료 수요가 늘어 수혜를 입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