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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호, 한일홀딩스 지주사체제 강화해 시멘트 지배력 확대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18-09-1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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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호 한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지주회사체제를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허 회장은 안정적 지주회사체제를 바탕으로 국내 시멘트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허기호, 한일홀딩스 지주사체제 강화해 시멘트 지배력 확대
▲ 허기호 한일홀딩스 대표이사 회장.

16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한일홀딩스의 유상증자를 통해 한일시멘트의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체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일홀딩스는 10일 이사회에서 1주당 8만64원에 보통주 347만98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된 2778억 원 규모의 주식은 한일시멘트의 지분 180만 주를 1주당 15만4350원에 매입하는 데 모두 사용된다.

한일홀딩스는 “이번 유상증자는 한일시멘트 주식을 추가로 취득해 지주사업을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일시멘트의 기명식 보통주식을 현물로 출자받고 이에 따른 대가로 한일홀딩스의 기명식 보통주식을 신주로 발행해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한일홀딩스는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한일시멘트 지분율이 최대 51.5%까지 올라간다.

한일홀딩스는 7월1일 옛 한일시멘트가 사업회사인 한일시멘트와 인적분할돼 생긴 지주회사인데 현재 한일시멘트 지분율이 8.1%에 그쳐 공정거래법상 자회사 요건인 지분율 20%를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한일홀딩스의 신주 상장 예정일이 11월19일인 만큼 허기호 회장은 올해 안에 한일시멘트를 한일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하며 지주회사체제를 온전히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은 지주회사체제를 구축한 뒤 주력사업인 시멘트사업에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데 힘쓸 가능성이 높다.

허 회장은 허정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그룹 창업주인 허채경 선대회장의 장손으로 1997년 한일시멘트에 입사해 관리본부장, 경영기획실장, 사장, 부회장 등을 거쳐 2016년 회장에 올랐다.

2016년은 시멘트업계의 구조조정이 한창일 때인데 허 회장은 회장에 오른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작된 현대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들어 2017년 초 인수를 성사하며 한일시멘트의 몸집을 불렸다.

한일시멘트는 2015년 이전에는 시장 점유율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던 다수의 시멘트업체 가운데 하나였지만 현대시멘트 인수 뒤에는 출하량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20%를 넘는 3강업체로 거듭났다.

허 회장은 현대시멘트를 인수해 시멘트사업에서 시장 점유율은 높였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익성을 얻지 못했다.

한일시멘트는 상반기 레미탈사업의 호조로 전체적으로 영업이익을 냈지만 시멘트사업만 떼놓고 보면 시멘트 가격 하락 탓에 14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2017년 상반기 254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데서 적자로 돌아섰다.

한일시멘트는 시멘트, 레미콘, 레미탈 사업 등을 하지만 시멘트사업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현대시멘트는 한일시멘트에 인수된 뒤 이름이 한일현대시멘트로  바뀌었는데 현대시멘트 매출까지 더하면 시멘트사업 비중은 더욱 높아진다.

한일현대시멘트는 레미콘과 레미탈사업 없이 시멘트사업만 하고 있다.
 
허기호, 한일홀딩스 지주사체제 강화해 시멘트 지배력 확대
▲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허 회장이 지주회사인 한일홀딩스의 실적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시멘트사업이 가장 중요한 셈인데 최근 시멘트 가격이 인상될 조짐을 보이는 만큼 점유율 등 시장 지배력 확대는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허 회장이 지주회사체제를 갖춘 만큼 한일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아닌 회사 지분을 매각해 신규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일홀딩스는 약 1200억 원의 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지주사법에 따라 앞으로 계열사가 아닌 지분은 모두 매각해야 한다”며 “지주회사체제를 갖춘 뒤 빠른 현금화가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한일홀딩스는 현재 한국단자, SK케미칼, 대한항공 등 10여 개 회사의 지분을 투자 목적으로 조금씩 보유하고 있다.

한일홀딩스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은 궁극적으로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성장동력을 확보해 기업가치와 주주 가치를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 자회사의 사업 특성에 맞게 신속하고 전문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책임경영체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일홀딩스는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 외에 IT장비 유통사업을 하는 한일네트웍스, 축산업을 하는 우덕축산,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서울랜드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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