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범 아세아시멘트 대표이사 사장이 시멘트 가격 인상에 힘입어 한라시멘트를 인수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보인다.
16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가격이 2015년부터 점진적으로 떨어지다가 최근 조금씩 반등하면서 예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멘트 가격은 2분기 톤당 6만1천~6만2천 원대에서 거래됐지만 최근 6만2천~6만4천 원대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아시멘트 관계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시멘트 가격 인상 기조가 있다”며 “아세아시멘트도 인상 시기와 인상폭 등을 놓고 협력업체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멘트 가격은 최근 남북 경협 기대감과 정부의 2019년 예산안 발표가 더해지면서 인상 기대감이 더욱 높아졌다.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2019년 도로 등 전통적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18조5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5천억 원 줄었다. 하지만 도시재생과 공공주택 등 생활형 사회간접자본이 대폭 늘면서 전체적 건설 관련 예산은 27조9천억 원으로 올해보다 9천억 원 증가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예산안은 기대치를 상회한다”며 “2019년 예산안과 정부의 정책 방향은 건설업계보다 시멘트업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예산은 시멘트 수요에 큰 영향을 미쳐 가격 변동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훈범 사장은 시멘트 가격 인상에 특히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이 사장은 고 이동녕 아세아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인 오너3세 경영인인데 2015년부터 2년 동안 이어진 시멘트업계 구조조정의 '마지막 승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멘트업계 구조조정은 2015년부터 시작돼 2017년 말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서 비로소 끝났다.
이 사장은 동양시멘트와 현대시멘트 인수전 때는 힘을 쓰지 못했으나 2017년 마지막 매물로 나온 한라시멘트를 거머쥐었다.
아세아시멘트는 애초 10% 미만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다수의 시멘트업체 가운데 하나였으나 한라시멘트를 품은 뒤 20%의 점유율을 보이는 3강업체로 거듭났다.
아세아시멘트는 한라시멘트 인수로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만큼 앞으로 시멘트 가격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이경자 연구원은 “시멘트 가격이 1% 오르면 아세아시멘트의 영업이익은 7.5%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아세아시멘트는 시멘트업체 가운데 실적 개선 기대감이 제일 크다”고 바라봤다.
아세아시멘트는 2018년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8864억 원, 영업이익 807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7년보다 매출은 92%, 영업이익은 52% 늘어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