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직방과 손잡고 부동산 서비스를 강화해 ‘네이버부동산’에 반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부동산 정보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그동안 온라인 부동산 정보의 절대강자였던 네이버에 쏠림 현상을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 여민수(왼쪽)와 조수용 카카오 공동 대표이사.
카카오는 점점 PC에서 모바일로 플랫폼의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다는 데 희망을 걸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서비스 플랫폼의 절대강자는 네이버였다.
지난해 기준 PC에서 부동산 서비스의 한 달 사용자 수를 살펴보면 네이버 부동산이 325만 명으로 2위인 직방 19만 명, 다방 15만 명 등을 압도적 차이로 따돌렸다.
하지만 카카오가 모바일 플랫폼의 강점을 살려 서비스를 강화하면 반전의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예상된다. 3월 기준 모바일 부동산 서비스의 한 달 사용자 수는 직방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고 다방과 네이버부동산이 뒤를 이었다.
직방 역시 카카오와 손잡고 이용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힘을 합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안성우 직방 대표이사는 4월 “직방은 온라인과 모바일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카카오와 이번 협약을 통해 더욱 발전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용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와 직방은 ‘허위 매물’을 걸러내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PC나 모바일 부동산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혀온 허위 매물 문제를 해소해 장기적으로 이용자들의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직방은 2016년 1월부터 ‘안심 직방 시스템’을 통해 매물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 만약 허위 매물 신고가 접수되면 안심 중개사를 유지할 수 없으며 경고 조치에 따라 강제 탈퇴 처분을 하는 삼진아웃제를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 부동산에 의존하고 있는 대다수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허위 매물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한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부동산매물 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8월 한 달 동안 부동산 허위 매물 신고 건수는 2만 건에 이르렀다.
네이버는 부동산 서비스에서 순수하게 정보 검색과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만 하고 있어 이런 허위매물을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는 2014년 골목상권 침해 논란 이후 직접 영업을 하는 대신 부동산 정보회사들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네이버는 플랫폼으로서 역할에 더욱 충실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와 직방은 기존에 없던 정보를 제공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는 다음부동산에서 2016년 12월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을 수 있는 부동산 정보와 주변 학교와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는 ‘학교 정보 서비스’를 선보였다. 2016년 경주 대지진 이후 내진 설계에 관심이 높아지자 전국 아파트를 대상으로 ‘내진 설계 정보’를 추가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지속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해온 직방의 노력과 앞으로 성장성을 보고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며 “앞으로 두 회사 사이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최적화된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4월 직방을 통해 전국 아파트 실거래 시세 정보를 제공하는 ‘호갱노노’의 서비스도 끌어안았다. 호갱노노는 집을 구할 때 ‘호갱(호구 고객을 말하는 신조어)’이 되지 말자는 뜻으로 2015년 8월 설립됐다.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이사는 “2017년 6월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제안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며 “네이버가 아닌 직방을 선택한 데는 부동산시장을 혁신해보겠다는 목표가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역시 이런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그동안 단순히 매물 중심이었던 게시판을 지도를 통해 매물을 보여주는 등 방식으로 개편한 것도 카카오와 직방을 의식한 변화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