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시티가 문을 열면 동북아시아 관광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은 지난해 4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전 회장은 복합 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의 성공 가능성을 의심하지 않는다. 2조 원의 돈을 들인 데다 파라다이스그룹의 미래가 걸려 있는 사업인 만큼 전 회장은 성공할 것으로 믿는다.
전 회장은 파라다이스시티를 발판으로 인천 영종도가 제2의 라스베이거스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박병룡 파라다이스세가사미 대표이사는 13일 파라다이스시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2차 시설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한 펀 시티를 지향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관광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동북아시아 최초의 복합리조트다. 파라다이스그룹과 일본 파친코회사 세가사미홀딩스의 합작법인인 파라다이스세가사미가 추진한 사업이다.
9월21일 문을 여는 파라다이스시티 2차 시설에는 부티크호텔과 스파, 클럽, 플라자, 예술전시공간, 스튜디오가 포함돼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2014년 11월 착공해 지난해 4월 호텔과 리조트, 카지노, 컨벤션이 있는 1차 시설이 개장했다. 전체 부지는 축구장 46배 크기인 33만㎡에 이른다.
파라다이스시티는 1차 시설 개장까지만 해도 카지노시설이 중심이었지만 2차 시설이 개장하면서 마침내 종합 리조트로서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파라다이스세가사미는 파라다이스시티에 가족 단위의 관광객이 찾아올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안창완 파라다이스시티 펀시티 총지배인 전무는 이날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차시설까지 개장하면 연간 480만 명의 관광객이 올 것이라는 외부 조사결과가 나왔다”며 “2019년이면 매출 5천억 원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동남아시아 고객을 고려하지 않고 예상한 수치인 만큼 실제 방문객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가족 단위의 손님이 찾는 리조트는 파라다이스그룹에 덧씌워진 ‘카지노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내는 데 필수적이다. 전 회장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일이기도 하다.
전 회장은 2010년 파라다이스그룹의 경영권을 물려받은 지 6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창조와 도전정신이야말로 파라다이스의 DNA”라며 “무한 상상력의 창조기업으로서 재계에서 가장 창조적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전 회장이 생각하는 파라다이스 DNA가 담긴 첫 사업이자 최대 사업인데 당초 업계에서는 전 회장의 결정을 두고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카지노산업은 상대적으로 경기에 민감하지 않고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업종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전 회장은 파라다이스시티에 약 2조 원 가까운 사업비를 투자했다. 파라다이스그룹의 연간 매출이 1조 원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담한 도전이다. 21일이 되면 전 회장의 야심이 담긴 파라다이스시티가 마침내 시장에서 평가를 받기 시작하는 것이다.
파라다이스시티의 주요 고객으로 예상되는 중국인 관광객 수가 늘어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수는 지난해와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전보다 크게 줄었지만 올해 2분기에는 2017년 2분기보다 50% 늘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지난해 한국과 중국의 사드배치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에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발걸음이 뚝 끊겼고 이 때문에 파라다이스시티는 연간 방문객 150만 명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개장 직후 1년 동안 120만 명의 방문객을 받는 데 그쳤다.
사드배치에 따른 갈등으로 고전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양호한 성과라는 평가가 많지만 파라다이스시티에 거는 기대가 큰 전 회장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파라다이스시티는 지난해 수백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안 전무는 “원래 개점 첫해가 최악이다”며 “2019년에는 매출 5천억 원을 달성하면서 당초보다 좋은 실적을 올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파라다이스시티의 미래가 밝을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황현준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은 파라다이스에게 호재”라며 “파라다이스시티를 통해 단체관광을 유인해 카지노의 VIP 고객 의존도를 줄일 뿐 아니라 비카지노부문 매출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황 연구원은 또 “파라다이스시티는 중장기적으로 파라다이스의 주요 고객층이 다변화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가 종합한 증권업계 실적 전망에 따르면 파라다이스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8083억 원, 영업이익 7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산했다. 2017년과 비교해 매출은 21% 늘고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