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새로 선보인 고가 스마트폰 '아이폰XS' 시리즈를 놓고 미래 스마트폰에 가장 가까워진 제품이라며 기술 발전 성과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증권가 예상과 달리 아이폰XS의 판매 가격을 낮추지 않은 점도 이런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 애플 새 스마트폰 '아이폰XS' 시리즈와 팀 쿡 애플 CEO. |
경제전문지 포천은 13일 "애플은 지난해 성공했던 아이폰 고가 전략을 재현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기꺼이 새 아이폰에 비싼 가격을 지불할 것이라고 확신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12일 미국 본사에서 출시행사를 열고 아이폰XR과 아이폰XS, 아이폰XS맥스 등 3종의 새 아이폰을 공개했다. 판매 가격은 미국 기존으로 최소 749달러에서 최고 1449달러에 이른다.
필 쉴러 애플 부사장은 "아이폰XS는 차세대 기술을 집약해 스마트폰의 미래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며 "모든 측면에서 혁신을 보여주는 역대 최고의 아이폰"이라고 말했다.
아이폰XS 시리즈는 지난해 최소 999달러에 출시된 고가 스마트폰 '아이폰X'의 계보를 잇는 후속 스마트폰이다.
애플이 아이폰XS에 적용한 'A12바이오닉'은 세계 최초로 7나노 반도체 미세공정을 활용해 상용화된 모바일 프로세서다. 현재 대부분의 고성능 스마트폰에 10나노 기반 프로세서가 사용된다.
시스템반도체 공정은 숫자가 낮아질수록 회로선 폭이 미세해져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고 반도체의 크기를 줄여 스마트폰 내부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애플은 A12바이오닉에 직접 개발한 연산용 프로세서와 그래픽반도체(CPU), 인공지능 연산 전용 뉴럴엔진 프로세서와 이미지센서를 모두 통합해 내놓았다.
지난해 아이폰X에 탑재됐던 A11바이오닉은 1초당 최대 6천억 건의 연산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했는데 A12바이오닉은 1초당 5조 건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성능이 크게 발전했다.
일반 구동 성능은 최대 15%, 그래픽 성능은 50% 높아져 앱을 더 빠르게 실행하거나 고성능 게임과 증강현실 앱을 더 원활히 구동할 수 있다. 배터리 사용 시간도 아이폰X보다 약 1시간 늘었다.
듀얼 카메라와 3D 센서 관련 기능도 더욱 진보했다.
아이폰XS 시리즈의 듀얼 카메라는 아이폰X보다 성능이 높은 이미지 센서를 지원해 사진 품질을 더 높일 수 있다. 이미 촬영한 사진의 초점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새로 추가됐다.
카메라가 주변의 사물을 더 빠르게 인식할 수 있게 돼 증강현실 콘텐츠의 구동 속도도 높아졌다. 3D센서를 통한 얼굴 인식 속도 역시 아이폰X보다 개선됐다.
아이폰XS는 아이폰 역사상 가장 큰 6.5인치 화면을 탑재하고 있어 동영상과 게임 등 콘텐츠를 활용하기 더 적합하다.
이외에 방수 기능이 더욱 강화됐고 처음으로 512기가 내장메모리를 갖춘 모델이 추가됐다.
▲ 아이폰XS에서 활용할 수 있는 증강현실(AR)기능. |
아이폰XS 시리즈는 애플이 스마트폰분야에서 확보한 첨단 기술을 모두 집약한 제품이다. 애플이 '역사상 최고의 아이폰'이라 강조한 점도 지나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애플이 증권가에서 유력하게 나오던 예상과 달리 아이폰XS 가격을 지난해 아이폰X보다 낮추지 않은 점도 그만큼 기술 발전 성과와 소비자 수요 확보를 자신하고 있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아이폰X는 올해 상반기까지 증권가 예상치를 밑도는 판매량을 기록했지만 애플 매출과 수익성이 큰 폭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해 결국 성공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애플이 고용량 모델과 대화면 모델까지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며 고가 전략에 더 힘을 실은 만큼 아이폰XS의 판매 성과도 애플의 추가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이 아이폰X의 높은 가격으로 외형 성장을 이뤄낸 만큼 올해 신제품에도 같은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며 "북미 등 주요시장에서 소비자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