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관계자는 "공룡과 이노베이션을 합한 말인 '디노'를 핀테크의 새 브랜드로 만들고 이를 웹과 모바일까지 전면 도입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며 "디노 상표권을 등록한 것은 맞지만 위비를 남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위비핀테크랩 역시 이름을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손 행장은 그동안 모바일뱅킹 '위비'의 성장 과정과 효과를 면밀히 살폈고 그대로 가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위비의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위비뱅크'는 꾸준히 성장해 2018년 8월말 기준으로 국내 이용자 수가 300만 명을 넘었다.
'위비뱅크'는 설계 과정부터 기존 모바일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인 '원터치개인'이 지원하지 않는 중금리대출, 환전 등의 서비스를 토대로 이용자를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원터치개인'은 단순 거래를 위한 모바일 앱으로 자리잡고 '위비뱅크'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위비톡, 위비멤버스 등 다른 위비 플랫폼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당분간 '원터치개인'과 '위비뱅크'의 두 축을 운영하면서 사용자 추이를 살피고 서비스 발전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손 행장은 위비의 목표 이용자 수를 달성이 대규모 마케팅 없이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위비의 미래를 밝게 보고 있다.
위비는 모바일뱅킹이 급속도로 발달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뱅크, 위비멤버스 등이 대규모 마케팅 없이도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동남아에서도 위비 브랜드의 반응이 좋아 신규 브랜드를 출시하기보다는 위비를 다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손 행장은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에도 힘을 쏟고 있다.
디지털금융그룹을 지원부서인 영업지원부문에서 국내 마케팅을 총괄하는 국내부문으로 옮겼다.
디지털 전략을 책임질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는 황원철 전 KB증권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임명했다. 우리은행이 외부 출신을 그룹장 자리에 앉힌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디지털금융그룹이 올해 안에 정비를 끝내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며 "원터치개인, 위비뱅크 등 애플리케이션도 디지털금융그룹에서 다듬고 있어 곧 이용자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