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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원 경총 회장 수락, 경제단체장들의 무거운 짐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02-12 15:5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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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원 경총 회장 수락, 경제단체장들의 무거운 짐  
▲ 왼쪽부터 허창수 전경련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박병원 경총 회장 후보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의 대표적 경제단체다.

이들 단체를 이끄는 회장들이 모두 결정됐다. 연임이 확정된 허창수 전경련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에 이어 박병원 전 전국은행연합회장도 경총 회장을 수락했다.

대내적으로 반기업정서와 대외적으로 경제불확실성 확대 등 안팎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들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총 회장은 지난해 이희범 전 회장이 물러난 뒤 1년 동안 공석이었다.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이 회장대행으로 협회를 이끌어 오는 동안 여러 재계인사들에게 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으나 모두 손사레를 쳤다. 자리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경총은 박병원 전 회장에게 지난해 말 회장을 제의했고 박 회장은 장고 끝에 수락했다. 박 전 회장은 오는 26일 경총 총회에서 회장으로 추대된다.

박 전 회장이 경총에 추대되면 경총 사상 처음으로 기업 출신이 아닌 인사가 회장이 된다.

박 전 회장은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거친 관료 출신이다. 전임인 이희범 전 회장도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관료였으나 경총 회장으로 취임할 때 STX중공업과 STX건설 회장을 맡고 있었다.

경총이 비기업인 회장을 추대하기로 한 것은 통상임금과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등 민감한 노사 이슈를 현안으로 다루고 있는 경총의 상황 때문이다.

경총은 노동개혁 현안을 다루고 있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본위원회에서 재계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총회장 제의를 받은 많은 기업인들이 부담을 느끼고 제안을 고사했다.

박 전 회장은 기획재정부 차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며 각종 정책입안과 조율 경험이 풍부하다. 박 전 회장은 경총 회장으로서 공직경험을 살려 정부의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정책에 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경총에 앞서 전경련은 10일 허창수 GS그룹 회장을 회장에 재추대했다. 허 회장은 3연임째다. 전경련 역시 회장을 맡을 사람이 없어 특별한 공과가 없는 허 회장을 다시 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은 경제단체 중 가장 높은 위상을 자랑해 왔으나 최근 정기총회에 참석하는 회장단 숫자가 6~7명에 불과할 정도로 활동이 위축돼 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회장단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회장단에 참여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 올해 정기총회에서 이장한 종근당 회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했으나 무게감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전경련 관계자들은 허 회장이 이전처럼 전경련 위상을 높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허 회장은 전경련 회장으로 재취임하면서 “임기 동안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육성할 것”이라며 “장기불황의 우려를 털고 힘차게 전진하자”며 의지를 보였다.

허 회장은 “세계적 추세에 반해 우리나라만 세금을 올리면 기업들 경영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전경련 차원에서 법인세 인상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도 연임이 거의 확실하다. 박 회장은 24일 서울상의 정기 의원총회에서 회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겸직하기 때문에 사실상 대한상의 회장으로 결정된 셈이다.

박 회장은 2013년 손경식 CJ 회장이 그룹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 대한상의 회장에서 물러나자 자리를 이어받아 1년 반의 잔여임기를 채웠다. 이번에 새로 회장에 선출되면 3년의 회장임기를 처음으로 시작한다.

박 회장은 지난해 대한상의 내에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정책자문단을 신설하고 정부 정책과제를 발굴해 제안하는 등 활발히 움직였다.

또 박 회장 본인은 경제계의 유엔이라 불리는 국제상업회의소(ICC) 집행위원에 선임되는 등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박 회장은 해외출장 50회, 비행거리 27만9천 킬로미터로 경제 순방외교에도 적극 참여했다.

박 회장은 지난달 신년 인터뷰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언급하며 “충분한 처벌을 받았다”며 “기회를 줘야 할 것”이라고 사면을 촉구했다. 경제단체장 가운데 최 회장 사면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사람은 박 회장이 처음이다.

박 회장은 또 “올해가 한국경제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풀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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