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오스트리아 비젤버그에 위치한 ZKW 생산라인을 방문해 생산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
"ZKW는 위대한 여정의 주축이 될 것이며 이곳 비젤버그는 이 여정의 가장 중요한 거점이다."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8월 인수를 마무리한 자동차용 헤드램프 제조회사 ZKW 본사를 방문해 이런 포부를 내놓았다.
7일 LG전자에 따르면 조 부회장이 ZKW 인수에 2년 넘게 공을 들인 만큼 이번 방문을 시작으로 앞으로 두 회사가 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힘을 쏟는다.
조 부회장은 ZKW와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차와 커넥티비티카 등 미래 자동차 부품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전자 관계자는 “조 부회장의 이번 방문은 ZKW가 이질감 없이 흡수될 수 있도록 LG전자 행동양식이나 비전 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ZKW와 LG전자가 협력하는 기술은 미래 자동차에 활용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사업과 관련해 LG전자는 특히 자동차 헤드램프 전문회사인 ZKW가 그동안 쌓아온 고객 네트워크에 주목한다.
자동차 헤드램프는 자동차 안에서 밖이 잘 보이면서도 맞은편 자동차의 시야를 방해하면 안 된다는 점 때문에 생산이 까다로운 부품 가운데 하나다. 밝기와 눈부심을 모두 잡는 노하우가 필요해 완성차기업들은 한 번 거래를 한 기업과 꾸준히 협력관계를 맺는다.
ZKW가 벤츠와 아우디, 포르쉐, 폴크스바겐, 인피니티, 롤스로이스 등 21곳이 넘는 주요 완성차 기업을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는 만큼 LG전자가 자동차 전장부품시장 진입에 ZKW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LG전자는 2013년부터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여겨 육성했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기술 경쟁력은 어느 정도 갖췄지만 완성차회사와의 관계가 중요한 전장사업 특성상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ZKW의 주력 제품인 헤드램프부문에서도 두 회사의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
LG전자는 ZKW의 기술력과 LG전자의 정보기술(IT) 기술을 더해 운전자가 전방을 미처 보지 못한 상황에서도 헤드램프가 자동으로 눈부심을 줄여주는 전장부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운전자가 수동으로 라이트를 줄이거나 끌 필요 없이 자동차가 스스로 상대방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해주는 것이다.
LG전자는 이처럼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이 결합된 커넥티비티카나 자율주행차의 전방위적 부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부회장은 ZKW와 협력으로 LG전자의 전장사업이 오랜 적자를 벗어나 LG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ZKW 본사 방문에서 “상호 신뢰의 존중을 기반으로 한 자율경영과 지속적 투자를 약속한다”며 “LG의 1등 DNA를 바탕으로 ZKW와 새로운 역사의 이정표를 세울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조 부회장은 자동차 전장사업을 LG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으나 고전을 거듭하자 ZKW 인수에 총력전을 벌여 올해 8월3일 공식적으로 ZKW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지분 인수에 든 투자액만 7억7천만 유로(1조108억 원)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