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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오사카의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매장 |
스웨덴 이케아에 이어 또 다른 북유럽 유통업체가 한국상륙을 준비하고 있다.
주인공은 덴마크 유통업체인 제브라의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이다. 플라잉타이거는 한마디로 ‘덴마크의 다이소’다.
플라잉타이거는 다이소처럼 값싼 생활용품을 다양하게 판매하지만 다이소와 달리 디자인을 강조한다. 매장의 형태는 라이프스타일숍 이케아와 비슷하다.
플라잉타이거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일본에 매장을 열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 덴마크의 다이소,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은 북유럽의 다이소라 불릴 만하다. 7500개가 넘는 다양한 생활용품을 취급하고 대부분 제품의 가격은 2천~5천 원대다.
플라잉타이거는 현재 세계 25개국에 413개의 매장을 열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제품정보만 제공할 뿐 온라인몰은 없다.
아시아에서 일본에만 진출했다. 2012년 오사카에 첫 매장을 열었다. 2013년 도쿄 오모테산도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플라잉타이거는 오모테산도의 관광명소가 됐고 사람들이 줄을 서서 입장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플라잉타이거의 브랜드 미션은 “유머와 색채가 풍부한 양질의 디자인 제품을 깜짝 놀랄 만한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플라잉타이거는 저렴한 제품들을 모아 단순히 유통하는 것이 아니라 고유의 정체성을 담은 디자인을 개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플라잉타이거의 디자인은 장난기 가득하고 독특하다. 플라잉타이거의 시그니처 디자인 제품 ‘콧수염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아무 무늬 없는 제품이 ‘타이거 터치’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플라잉타이거의 모든 아이템의 가격은 1천 원에서 2만 원 사이다. 빠르게 다양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단가를 낮추기 위해 제품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생산한다. 그리고 거기에 플라잉타이거만의 디자인을 입힌다.
플라잉타이거의 매장도 재미를 강조한다. 입구부터 계산대까지 통로처럼 구성된 하나의 동선을 따라 모든 카테고리 상품을 구경할 수 있다.
제브라 일본법인 관계자는 “플라잉타이거를 찾은 고객들은 온갖 재미있는 소품들을 구경하다 보면 계산대에 다다를 즈음에 바구니가 가득 차 있다고 경험담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 플라잉타이거는 왜 ‘타이거’ 일까
플라잉타이거는 레나드(Lennart Lajboschitz)가 그의 아내와 함께 시작한 숍에서 비롯됐다.
그런데 왜 생활용품숍 이름을 호랑이(타이거)로 지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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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나드(Lennart Lajboschitz)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 CEO |
레나드는 1995년 아내와 함께 재고상품을 파는 가게 ‘제브라’를 운영했다. 그러다 어느 날 휴일에 가게를 레나드 동생의 여자 친구에게 맡기게 됐다. 그녀는 그날 물건의 가격을 찾지 못해 당황해 전화를 했는데 레나드는 “그냥 모두 1개당 10 크로네씩 받고 팔아달라”라고 했다.
10 덴마크 크로네는 1669원 정도다. 모든 아이템을 10 크로네에 팔면서 레나드는 브랜드 이름을 타이거로 지었다. 10 덴마크 크로네를 뜻하는 속어(tier)가 호랑이를 뜻하는 타이거(tiger)와 발음이 비슷하기 때문이었다.
레나드는 “많은 사람들이 할인매장에서 쇼핑을 하면서 가난하다고 느낀다”며 “그렇지만 플라잉타이거에서는 부자가 된 듯이 기쁘게 쇼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레나드는 저렴하게 제품을 공급하면서도 디자인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는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자체 디자인을 개발하기 위해 젊은 디자이너들을 많이 고용했다.
“나는 비즈니스맨이 아니다. 할아버지나 하우스키퍼로 불렸으면 한다. 나는 창의성을 발휘하기에 너무 늙었기 때문에 항상 듣는데 주력한다. 창의적 아이디어, 디자인은 젊은 사람들이 잘한다. 그래서 항상 젊은 사람들은 많이 곁에 두려고 한다.” 레나드의 말이다.
그는 플라잉타이거가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변해야한 한다”며 “통계나 가격이 중요한 게 아니라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행복하게 하는 디자인의 제품을 저렴하게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 한국진출을 추진하는 플라잉타이거
제브라는 조만간 플라잉타이거 코펜하겐의 한국 합작 파트너를 선정하고 서울 명동·홍익대·가로수길 등에 매장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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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잉타이거의 시그니처 제품 '콧수염시리즈' |
제브라가 최근 한국 합작파트너 모집에 나서자 중견 패션업체와 대기업 등 300여 업체가 대거 몰렸다.
제브라는 지난해 매출 1천억 원 정도를 올린 한 패션업체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정해 구체적 조건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제브라가 서울 명동과 가로수길 등 주요 상권에 올해 안에 1호점을 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제브라가 한국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국내 생활용품 시장규모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일본과 스웨덴에서 생활용품시장이 성장했던 시기와 현재 국내상황이 비슷하다고 분석한다.
1인당 연간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면 집에서 가족들과 편안하게 쉬고 싶어 하는 욕구가 증가해 생활소품과 건축자재 수요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