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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의 속앓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경영권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5-02-11 12: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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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태영의 속앓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경영권  
▲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의 입지가 미묘해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승계구도에 속도를 내면서 정 사장이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에 대한 위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가 불확실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태영 사장이 맡고있는 현대카드를 비롯해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 실적이 좋지 않다.

현대카드는 순이익이 늘고 있으나 카드업계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제자리걸음이다. 현대커머셜은 수익이 정체돼 있고 현대캐피탈과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은 실적이 크게 나빠져 있다.

정 사장은 가업으로 물려받았던 종로학원을 지난해 매각하고 금융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대주주인 제너럴일렉트릭캐피탈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매각할 경우 정 사장이 종로학원 매각대금 등을 기반으로 지분을 확보하려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이는 정 사장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정몽구 회장의 뜻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 정태영, 현대카드 등 금융계열사 실적 고민

정태영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 금융계열사들의 수익성 개선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분기까지 2051억 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3년보다 61.3%나 증가한 좋은 성과다.

하지만 카드업계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성카드(3782억 원)나 KB국민카드(2744억 원)에 비해 순이익에서 상당히 뒤져 있다.

현대카드는 개인과 법인고객을 포함한 신용카드시장에서도 삼성카드와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3분기에 신용카드 시장점유율 12%로 3위를 차지했다. 삼성카드보다 점유율이 4.8%포인트 적다. 지난해 1분기 3.6%포인트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현대캐피탈은 주력사업인 자동차금융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된 순이익이 1927억 원이다. 2013년 3562억 원보다 40% 가까이 줄었다.

정 사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현대라이프생명보험(옛 녹십자생명보험)은 2012년 인수한 이후 계속 적자를 내고 있다. 정태영 사장은 2012년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을 출범시키면서 2년 안에 흑자를 내겠다고 공언했으나 빈말이 되고 말았다.

정 사장과 그의 아내 정명이 고문이 지분을 소유한 현대커머셜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294억 원이었다. 이는 2013년 같은 기간의 292억 원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정 사장이 경영에 거의 관여하지 않은 HMC투자증권만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된 순이익 53억 원을 내면서 흑자전환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현대카드가 지난해 4분기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상품 판매금액을 대폭 늘린 것에 정 사장의 실적 고민이 반영됐다고 해석한다.

현대카드의 지난해 4분기 복합할부금융 취급액은 6600억 원을 기록했다. 2014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된 취급액 6200억 원을 단 한분기 만에 넘어섰다.

현대카드는 현대자동차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에 대해 문제를 처음 제기한 2013년 말 이후 이 상품의 판매규모를 꾸준히 줄여왔다. 그러나 현대자동차가 카드회사들과 본격적으로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을 시작하자 오히려 취급액을 늘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태영 사장이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입지를 굳히려면 수익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금융업계의 스타 CEO로 알려진 평판도 고려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영의 속앓이,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경영권  
▲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 정태영, 가업 포기하고 금융에 집중


정태영 사장은 지난해 11월 아버지 정경진 종로학원 회장에게 물려받은 종로학원을 하늘교육에 넘겼다. 정태영 사장은 당시 종로학원 지분 100%를 약 400억 원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페이스북에 “회사매각은 아쉽지만 믿음직한 20년 지기가 종로학원을 맡아 다행”이라며 “종로학원이 훨씬 큰 교육기업인 하늘교육 아래에서 더욱 성장하기를 기원한다”는 글을 남겼다.

정 사장이 가업을 포기할 정도로 현대그룹 금융계열사 경영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금융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정 사장이 종로학원 매각을 통해 현금을 손에 쥐면서 이 돈을 어디에 쓸 것인지도 주목을 받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지분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정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 금융계열사 가운데 현대커머셜 지분만 16.67%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현대자동차그룹 3세 경영자 가운데 승계율 0.8%를 기록할 정도로 지배력이 떨어진다.

정 사장은 정의선 부회장(36.3%)은 물론이고 아내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1.1%)보다도 적다.

정 사장이 종로학원 매각대금을 동원해 현대커머셜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대커머셜은 현대카드 지분 5.54%와 현대라이프생명보험 39.65%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은 현재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캐피탈이 각각 지분 43.0%와 43.30%를 보유하고 있다. GE캐피탈은 현대자동차와의 합작기간이 2014년 종료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 회사의 지분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사장은 GE캐피탈이 보유한 두 회사의 주식을 사들일 경우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 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동원해야 할 자금의 규모가 만만치 않다. GE캐피탈이 보유한 지분의 장부가격만 따져도 2조5천억 원이 넘는다.

설령 이런 돈을 동원할 수 있다고 해도 정 사장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정몽구 회장이 결정해야 한다. 곧 정 사장이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를 승계받는다는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렇지만 현대차그룹 내부에서 정 사장에게 금융계열사를 승계하는 데 대한 거부감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카드나 현대캐피탈의 경우 자동차 판매와 직결돼 있어 이를 현대차그룹에서 분리하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태영 사장은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경영을 전담했으나 결국 정몽구 회장의 사위라는 한계가 있다”며 “GE캐피탈이 지분을 정리하는 결과에 따라 정태영 사장의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를 맡으면서 상당한 애착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정태영 사장은 2003년 현대카드를 맡은 이후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 대표이사도 같이 역임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에서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HMC투자증권을 제외한 현대자동그룹 금융계열사 경영에 모두 관여하는 셈이다.

금융권의 또다른 관계자는 “정태영 사장이 현대자동차그룹의 금융계열사를 키운 공로를 인정받고 있으나 계열분리까지 이어지긴 힘들 것”이라며 “정태영 사장과 정명이 고문이 지분 50%를 확보한 현대커머셜이 인적분할되는 선에서 3세 경영구도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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