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관계자 역시 "강 사장의 뜻은 연간 70척 이상은 안정적으로 확보할 정도가 돼야 재가동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울산 조선소의 일반상선용 4, 5번 도크와 군산 조선소 등 도크 3개를 가동하지 않고 있다.
조선사는 통상적으로 도크 1개에서 연 평균 10척 안팎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고 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에 도크 10개, 군산 조선소에 1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반상선을 건조하는 도크는 군산을 포함해 8개이니 연 평균 상선 80척가량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현재 현대중공업 수주잔고는 101척뿐이다. 조선사들은 통상적으로 1년 반~2년치 일감을 쌓아놓고 배를 만드는데 턱없이 부족하다. 수주잔고가 최소 140척은 넘어야 군산 조선소에 일감이 돌아갈 수 있다.
전북도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선박 블록을 군산 조선소에서 만들어 울산으로 옮기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불필요한 물류비용이 들어가는 데다 울산 조선소도 일이 없어 도크 2개가 비어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해양사업본부 인력이 울산 조선소 일감을 나눠달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희망퇴직 수순을 밟기도 했다.
군산 조선소 문제는 지역 경제가 달린 일이다보니 강 사장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최길선 당시 현대중공업 회장을 만나 군산 조선소를 2019년 재가동할 수도 있다는 대답을 받아냈고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 일로 지난해와 올해 군산시를 5차례나 찾았다. 군산조선소 폐쇄가 전북 경제에 안긴 충격을 생각하면 정부의 관심도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군산 조선소는 2010년 완공 당시만해도 단일 도큐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명성이 높았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연간 1조 원 안팎씩 모두 4조 원가량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전북도 총수출의 9%를 차지했다.
하지만 군산 조선소가 가동을 멈추면서 하면서 협력업체 60여 곳이 문을 닫았고 5천여 명의 근로자들도 일손을 놓았다.
강 사장은 장기적으로 LNG(액화천연가스)추진선 등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친환경선박 수요에 기대를 걸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해사기구(IMO)의 새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2020년을 기점으로 LNG추진선 도입이 늘어날 것"이라며 "LNG추진선의 핵심은 연료탱크인데 현대중공업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료탱크 모델을 보유하고 있으며 중소형부터 대형, 저압 및 고압엔진 등 모든 선종과 사양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이 정부에 밝혔던 2019년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기적같은 수주낭보가 이어지지 않는 한 불가능해 보인다.[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