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안에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까.
올해 들어 기준금리는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동결돼왔지만 이 총재가 금융 불균형 해소를 위한 금리 인상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온 만큼 올해 안 인상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총재가 올해 안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8월3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인상한 뒤 9개월째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18년 초부터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현실화된 데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금리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총재가 금융불균형 해소의 필요성을 들며 금리를 인상하려는 의지를 꾸준히 보여온 만큼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 총재는 8월31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가계부채 총량 수준이 이미 높은 수준에 이르렀고 가계부채 증가율은 여전히 소득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며 “금융 불균형 수준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국내 경제가 잠재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목표 수준으로 물가가 수렴하면 통화정책의 완화 수준을 조정하겠다는 방침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금리 인상의 불씨를 여전히 살려둔 셈이다.
한국은행이 그동안 강력히 금리 인상 의지를 나타내온 점도 금리 인상에 무게를 실어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은행이 올해 금리를 한 차례 올릴지, 두 차례 올릴지를 놓고 연구원들이 갑론을박을 벌여왔다. 그만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의지가 강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금통위 내에서 꾸준히 금리 인상을 놓고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일형 금통위 위원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2017년 11월 금리 인상 직전에 이 위원이 금리 인상을 놓고 목소리를 냈던 만큼 이번에도 이 위원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도 나온다.
신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 위원은 금융부채 확대가 실물경제의 리스크로 현실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는데 현재 시점에서도 유효한 분석”이라며 “누적된 금융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크고 고용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이 쉽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총재도 금통위에서 “고용 상황이 상당히 부진하다”며 “올해 취업자 증가 수가 7월 전망했던 18만 명을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2018년 2월부터 5개월 연속 10만 명 선에 맴돌다가 8월 약 5천 명으로 주저앉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10년 1월 취업자수가 1만 명 줄어든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1년에 금통위 회의를 전체 8차례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앞으로 금통위 회의는 10월과 11월 두 차례만 남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