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홈쇼핑은 16일 “한화L&C 인수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리바트를 중심으로 홈퍼니싱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건축자재기업 한화L&C를 인수하면 단번에 업계 1위로 올라선다. 개인고객 위주인 현대리바트와 기업고객 위주인 한화L&C를 통해 사업영역을 보완하고 시너지도 누릴 수 있다.
정 회장이 회장에 오른 뒤 2015년까지 성사된 인수합병은 한섬과 리바트, 에버다임 단 3건에 그친다.
정 회장이 젊은 나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을 맡은 점이 경영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정 회장은 2003년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 자리에 올랐고 2007년 말 회장에 올랐을 당시 나이도 35세에 불과했다.
그러나 2016년 말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2016년 말 한섬이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3천억 원에 인수했고 올해 3월 현대HCN이 딜라이브의 서초권역을 335억 원에 인수했다.
본업인 백화점사업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만큼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사들인 회사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제 몫을 톡톡히 헤내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섬과 리바트는 모두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직후 인수 전보다 실적이 악화하면서 실패작이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도 아직까지 적자를 내고 있긴 하지만 브랜드 효율화 등의 작업이 끝나면 정상화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은 한섬에 인수된 뒤 현대지앤에프와 한섬글로벌로 나뉘었는데 지난해 두 회사 매출을 합쳐 모두 4552억 원을 거뒀다.
한화L&C도 정 회장의 인수합병 성공목록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지 주목받는다.
한화L&C는 한화그룹 계열사였다가 2014년 7월 첨단사업부문은 한화그룹에 남고 건축자재부문이 분리돼 설립된 회사다. 같은 해 모건스탠리가 3천억 원에 인수했다.
주로 인조대리석, 바닥재 등 건축자재를 생산해왔지만 2016년부터 주방가구와 붙박이장 등 일반가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올해 6월부터는 침대 매트리스도 생산해 판매하고 있으며 B2C(기업과 개인 거래) 판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매출 1조636억 원을 거둬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으며 영업이익은 216억 원을 거뒀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한화L&C를 인수하면 한샘을 제치고 국내 가구 및 인테리어업계 1위에 오르게 된다.
현대리바트는 지난해 12월 합병한 현대H&S를 합쳐 지난해 매출 1조4천억 원을 거뒀다. 여기에 한화L&C의 지난해 매출을 더하면 2조4천억 원을 훌쩍 넘는다. 같은 기간 한샘은 1조9738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한화L&C가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망을 만나면 시너지를 톡톡히 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리바트도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뒤 대형 매장을 잇달아 내고 현대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유통망을 확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매출은 5천억 원대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매출 8884억 원을 올렸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홈퍼니싱시장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현대리바트와 산업자재, 건설자재를 유통하는 현대H&S를 합병했고 미국 최대 규모의 홈퍼니싱회사 ‘윌리엄스 소노마’와 손잡고 인테리어 경쟁력도 강화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