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연초부터 또 하나 나쁜 소식을 접했다.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위로 내려앉은 것이다.
현지 업체인 마이크로맥스가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중국에 이어 인도에서도 스마트폰시장 왕좌를 빼앗김에 따라 신 사장의 과제가 분명해졌다. 올해 초 출시한 신형 중저가 제품을 어떻게든 성공시켜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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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 |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는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시장을 조사한 결과 인도 현지 제조업체인 마이크로맥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인도시장 1위에 올랐다고 3일 발표했다.
캐널리스에 따르면 마이크로맥스는 2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0%로 2위로 밀렸다. 현지 업체가 인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위와 4위도 현지 업체인 카본과 라바가 차지했다.
마이크로맥스는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를 누르고 인도 휴대전화 시장 1위를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지난해 3분기 세계 휴대전화 시장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루샤브 도시 캐널리스 애널리스트는 “인도 현지업체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저렴한 가격”이라며 “소득수준이 낮은 대다수 인도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맥스의 간판 모델인 ‘캔버스 니트로’와 ‘캔버스 휴’는 150~200달러 선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다. 이런 싼 가격이 인도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수요를 이끌어냈다는 것이 캐널리스의 설명이다.
지난해 4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규모는 출하량 기준으로 2160만 대였다. 이 가운데 100~200달러 대 저가 제품이 4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00달러 미만 제품 비중도 23%나 됐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두 축인 중국과 인도에서 모두 1위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는 9.8%의 점유율로 3위로 추락했다. 샤오미가 12.8%의 점유율로 1위에 올랐고 애플이 아이폰6를 앞세워 점유율을 10.9%까지 끌어올리며 2위를 차지했다.
인도는 중국 다음으로 인구가 많은 나라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는 인도가 미국을 제치고 2018년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인도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연초부터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삼성전자는 풀메탈 스마트폰인 ‘갤럭시 A5’와 ‘A3’을 지난달 인도시장에 내놨다. 이보다 저렴한 모델인 ‘갤럭시E7’과 ‘E5’도 함께 출시했다.
삼성전자가 첫 번째 타이젠 스마트폰 ‘삼성Z1’의 첫 출시국가로 선택한 곳도 인도였다. 삼성Z1의 가격은 5700루피, 우리나라 돈으로 약 9만9천 원에 불과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