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8-16 16: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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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차세대 스마트폰 개발을 서두르며 위기에 빠진 스마트폰사업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황 부사장은 접히는 형태의 폴더블 및 5G 등 차세대 스마트폰사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황 부사장은 내년 상반기 안에 미국 주요 이동통신사 스프린트와 손잡고 북미 최초로 5G 스마트폰을 내놓을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다른 북미 통신사와 함께 5G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폴더블 및 롤러블 등 스마트폰 하드웨어 방면의 변화도 준비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자전문매체 렛츠고 디지털과 KT경제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6월 미국 특허청(USPTO)으로부터 폴더블 스마트폰 특허를 인정받았으며 올해 중순 전자펜에 접히는 형태의 디스플레이를 돌돌 마는 ‘롤러블’ 스마트폰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폴더블이나 마는 형태의 롤러블 스마트폰이 하드웨어 방면의 대대적 혁신이라면 5G는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에 획기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황 부사장은 폴더블 및 5G 제품 개발을 통해 스마트폰사업에서 역전의 기회를 엿보는 것으로 보인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5G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20Gbps, 최저 다운로드 속도는 100Mbps인 이동통신 기술로 기존 LTE(4G)에 비해 다운로드 속도가 280배 빠르다. 대용량의 실시간 영상 및 영화나 드라마 등 콘텐츠를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는 셈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화면을 접으면 스마트폰으로 쓰이고 펴면 대화면 태블릿PC로 사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기존 스마트폰보다 저장 용량이 많고 구동 속도가 훨씬 빨라진다.
여러모로 폴더블이나 5G 스마트폰은 갈수록 데이터 처리량이 많아지는 미래 스마트폰시장에서 ‘대세’가 될 가능성이 충분한 셈이다.
이에 따라 황 부사장이 관련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 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하면 경쟁 우위를 차지하는 데 유리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나 애플, 화웨이 등이 폴더블 및 5G 스마트폰 개발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만큼 후발주자인 LG전자가 시장의 주요 참여자가 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그동안 LG전자는 유독 스마트폰사업과 관련해서 시장을 이끌 기회를 놓쳤다는 뼈아픈 지적을 받곤 했다.
2007년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로부터 기술 관련 기업에서 마케팅 중심 회사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문을 받고 이를 따랐다가 스마트폰시장 진입 시기를 놓쳐 결국에는 삼성전자나 애플에 선두주자의 지위를 빼앗기기도 했다. 당시 LG전자는 스마트폰의 인기가 일시적 현상이라는 맥킨지의 분석에 동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가 수년 전부터 사실상 ‘독점’해온 올레드 스마트폰시장에서도 LG전자는 후발주자로 평가된다.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아직까지 플렉시블 올레드 수율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격차를 좁히지 못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황 부사장이 그동안의 실패를 거울삼아 다가올 스마트폰시장에서만큼은 진입 시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수년째 고전을 면치 못 하면서 황 부사장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2분기에도 1854억 원의 손실을 내며 13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황 부사장은 올해 초 “기본에 충실한 제품으로 승부할 것”이라며 야심차게 프리미엄 스마트폰 ‘G7씽큐’를 내놨지만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스마트폰시장 성장세도 갈수록 둔화되고 있어 좀처럼 반전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결국 황 부사장이 폴더블이나 5G처럼 ‘확실한’ 변화를 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는 셈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더뎌지면서 관련 회사들이 폴더블이나 5G 스마트폰 등 차세대 제품으로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며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가 좁은 LG전자에게 득이 될지, 독이 될지 지켜봐야할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