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헌 폴루스 회장이 ‘셀트리온 벤치마킹’의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일까?
남 회장은 비상장사인 폴루스와 코스피 상장사인 폴루스바이오팜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폴루스의 우회상장을 추진해왔는데 폴루스바이오팜의 반기 보고서가 ‘한정’ 의견을 받으면서 회계 관련 신뢰도가 추락하는 악재를 만났다.
이번 회계 문제로 폴루스의 추가 투자 유치나 해외 수주에 악영향을 받게 될 수도 있다.
16일 코스피에서 폴루스바이오팜 주식 거래는 거래정지 2거래일 만에 재개됐다. 폴루스바이오팜 주가는 오전 한 때 20% 넘게 급락하다가 오후 들어 상승세로 전환하는 등 널뛰기를 하고 있다.
이에 앞서 거래소는 13일 오후 폴루스바이오팜이 반기 검토의견에서 ‘비적정’을 받았다는 소문이 돌자 거래를 정지시키고 조회 공시를 요구했다.
폴루스바이오팜은 14일 장 마감 이후 “회계법인으로부터 반기 검토보고서를 수령한 결과 검토의견이 감사범위 제한에 의한 한정임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검토의견은 적정,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 4가지인데 한정은 일부 의심스러운 면이 있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뜻이다.
폴루스바이오팜의 감사를 맡은 성도회계법인은 폴루스바이오팜의 일부 매출 인식과 관련해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닥은 반기 보고서에서 한정 의견을 받으면 관련 규정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 우려가 있지만 코스피는 별다른 제제가 없다. 기말 감사보고서에서도 한정 의견을 받으면 폴루스바이오팜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그동안 폴루스의 사업이 순항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기에 이번 회계 문제는 투자자들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장 회계 문제로 추가 투자 유치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회계 문제가 불거진 것이 해외 수주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폴루스는 그동안 ‘제2의 셀트리온’으로 불리며 시장의 높은 기대를 받아왔다.
남승헌 회장은 셀트리온 부사장, 셀트리온헬스케어 수석부사장을 거쳐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 인력들과 함께 2016년 3월 폴루스를 설립했다.
남 회장은 폴루스의 지주사인 폴루스홀딩스를 통해 2017년 12월 코스피 상장사 암니스를 인수했고 회사이름을 폴루스바이오팜으로 바꿨다.
남 회장은 폴루스와 폴루스바이오팜을 합병하는 방식으로 폴루스를 우회상장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이 코스닥 상장사인 오알켐을 인수해 합병한 뒤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던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것으로 풀이됐다.
폴루스는 폴루스바이오팜과 6월 합병 추진을 위한 투자의향서(LOI) 체결식을 맺었고 8월 초에는 삼성증권과 합병 준비를 위한 자문계약도 체결했다.
남 회장은 7월 임시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해 공장 건설 현황, 준공식 일정, 투자 유치계획 등을 주주들에게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국내외 기관들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도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경기도 화성시 장안 제2첨단산업단지 4만8천㎡용지에 지은 공장의 준공식을 9월13일에 연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남 회장으로서 이렇게 잔칫상을 차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회계 문제가 불거져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내년 3월 나올 기말 감사보고서 검토 의견을 놓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폴루스바이오팜은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폴루스바이오팜은 “이번 반기보고서 ‘한정’ 의견은 기존 통신중계기사업에서 바이오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의 성장통”이라며 “이번 일은 폴루스가 진행 중인 바이오시밀러사업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