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등 은행계 카드사들이 어려운 카드시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금융 계열사와 시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주요 수입원인 가맹점 수수료가 줄어들고 있어 수수료 수입외 다른 사업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하나카드, 우리카드 기업로고. |
최근 카드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요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중소가맹점의 수수료를 0%대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가맹점의 결제 수수료를 0%로 낮추기 위해서 제로페이를 만들고 있다.
가맹점 수수료가 0%로 수렴한다면 카드사들은 전통적 카드 수수료보다는 새 수익원을 찾는 데 힘을 싣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안정적 자금 조달 능력, 은행의 고객 정보를 활용한 교차 판매, 은행 점포를 활용한 회원 유치 등에서 다른 전업카드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유리한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금융지주사의 거대한 자본력을 배경으로 다양한 수익 창출 모색이 가능하다.
신한금융지주는 2018년 2월 회사채로 자금을 마련해 신한카드에 운영자금 목적으로 1천억 원을 대출해 줬다. 대출금리는 2%로 비용도 저렴했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금융지주사의 후광으로 좋은 신용등급을 받을 수도 있다. 카드사의 신용등급은 카드사의 자금 조달 조건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카드사에게 중요하다.
카드 시장이 악화되면서 카드사들이 실적 저하와 신용도 하락을 보이면 자금 조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회사가 금융지주사인 은행계 카드사들은 신용등급 평가 등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우리카드는 5월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로부터 평가받은 기업신용등급이 ‘A3’로 상향조정됐다. 무디스는 우리카드의 신용등급을 올려 잡으면서 “모기업인 우리은행의 지원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금융지주와 금융 계열사들의 협업을 통해 핀테크사업 등 새로운 영역에도 도전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KB국민은행과 공동 개발한 해외 송금 서비스를 지난해 말부터 제공하고 있다. KB국민카드 고객은 계좌번호 없이 수취인의 카드번호만 알면 간편하게 돈을 해외로 보낼 수 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해외 송금 서비스를 오랫동안 해온 KB국민은행이 KB국민카드의 해외 송금사업을 도와줘 KB국민카드가 혼자서 해외 송금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보다 시간과 자원이 훨씬 더 절감됐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사와 함께 만든 플랫폼으로 소비자 금융업에서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도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은행과 카드, 생명, 저축은행 등 계열사 4곳의 대출상품을 한 곳에서 확인하고 돈을 빌릴 수 있는 모바일 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금융지주 플랫폼에 접속한 고객은 각 계열사들이 추천한 대출상품을 조합해 돈을 빌릴 수 있다. 신한은행을 보고 들어온 고객이 이전에는 관심이 없었던 신한카드의 대출상품까지 들여다보게 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만들었다.
고객이 대출 신청을 하면 자동으로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생명, 신한저축은행의 조건을 검색하고 평균금리가 가장 낮은 계열사의 대출순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준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들이 금융지주나 다른 금융계열사와 손잡고 카드시장의 어려움를 극복해 실적 향상을 이뤄낸다면 앞으로 카드시장의 판도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