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그룹의 180조 투자 계획의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국내 주요사업에 130조 원을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에 따라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공장 증설을 맡을 수 있다.
▲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왼쪽),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국내 매출의 상당부분을 삼성그룹 계열사를 통해 내면서 반도체 라인, 디스플레이 공장 등의 시공 경험을 쌓아왔다.
그룹 계열사 물량은 매출화 속도가 평균 2년으로 빠른 편인 데다 그동안 반복 시공으로 쌓아온 경험 덕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얻을 수 있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모두에게 긍정적이다.
이에 더해 계열사 사업은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이뤄지고 있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일감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삼성그룹의 투자 계획을 통해 기본적으로 인력이 충원되면 기존 반도체 라인과 디스플레이 공장 증설은 필연적이 될 것”이라며 “건설 측면에서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 등이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그룹은 2015년부터 최근 3년 동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설 투자에 해마다 평균 33조 원가량을 쏟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017년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계열사에서 2~3조 원 수준의 매출을 냈는데 앞으로 130조 원 수준의 투자가 진행되면 외형이 더욱 커질 수 있다.
통상적으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평택 반도체 라인을 7대3의 비율로 수주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두 회사가 라인 증설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 발주 물량은 대부분 삼성엔지니어링이 따냈다.
삼성물산은 2017년 별도기준 매출의 18.4%에 해당하는 3조7683억 원을 국내 계열사를 통해 거뒀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낸 매출이 각각 2조9933억 원과 6182억 원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4년 후반부터 국제유가 급락으로 줄어든 화공플랜트 수주를 계열사 일감으로 메웠던 전례가 있다.
2017년 삼성엔지니어링이 국내 계열사를 통해 낸 매출은 2조6710억 원으로 별도기준 전체 매출의 59.4%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매출이 1조1834억 원, 삼성디스플레이 매출이 1조659억 원이다.
라 연구원은 평택 반도체 2라인을 신설하고 평택3·4라인과 아산 디스플레이 A5공장 증설 등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라 연구원은 “이미 수주가 시작된 평택 반도체 2라인뿐 아니라 올해 말에 평택 3라인도 착공될 가능성이 있다”며 “아산 디스플레이 A5공장은 기초 골조공사까지 마친 상황으로 이후 단계 발주와 추가 증설도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은 현재 평택 반도체 2라인 사업을 수주해 놓고 있다. 디스플레이 A5공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이 따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