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비비안, 쌍방울, 좋은사람들 등 토종 속옷 브랜드들이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예전과 다른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속옷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유니클로 등 SPA 브랜드까지 속옷제품 영역을 침범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 라이프스타일숍 열고 해외시장 눈돌려
2일 업계에 따르면 남영비비안은 지난해 11월 잠실 롯데월드몰과 코엑스몰에 속옷 라이프스타일숍인 ‘비비안 라이브24’ 매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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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영비비안 라이브24 롯데월드몰점 |
비비안 라이브24는 일반 백화점 매장의 4배 정도 되는 매장을 거실, 침실, 욕실 등으로 구역을 나눴다. 각공간에 맞게 남양비비안의 모든 속옷 브랜드를 소개했다. 속옷 외에도 욕실에서 쓰는 향초와 보디제품, 스와로브스키 주얼리를 함께 판매하고 있다.
쌍방울은 지난달 ‘트라이 콜렉션’ 매장을 용산구 현대아이파크몰에 선보였다. 재래시장에서 판매된다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고급 인테리어와 최신 유행상품 배치에 공을 들였다. 쌍방울은 국내서 트라이 콜렉션을 올해 말까지 10개로 늘리는 계획을 세웠다.
쌍방울은 해외시장 진출에도 주력하고 있다. 캐나다와 미국,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중국시장 진출에 온힘을 쏟고 있다. 쌍방울은 2016년까지 중국에 206개 매장을 확보하기로 했다.
양선길 쌍방울 대표는 “중국 온라인쇼핑몰 1위인 티몰은 물론이고 2위인 JD닷컴과 판매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3월부터 중국 온라인 판매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좋은사람들도 이번달 경기도 죽전에 속옷 브랜드를 한 데 모은 복합매장을 열기로 했다. 지난해 좋은사람들의 제품을 한곳에서 구매할 수 있는 통합 온라인쇼핑몰을 열기도 했다.
◆ 속옷시장 갈수록 경쟁 치열
토종 속옷 브랜드들이 저마다 판매전략을 새로 짜는 이유는 국내 속옷시장 상황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속옷시장은 지난해 1조8천억 원 규모다. 이는 전년보다 1.1%만 늘어난 수준으로 사실상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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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클로에서 한 고객이 발열내의 '히트텍' 제품을 구매하고 있다. |
남영비비안, 쌍방울, 좋은사람들, BYC, 신영와코루 등 5개 업체가 56.8%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SPA 브랜드들이 하나둘 속옷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유니클로는 ‘히트텍’과 ‘에어리즘’ 등 기능성 속옷과 내복을 내놓았다. 특히 유니클로의 ‘히트텍’은 발열효과가 뛰어나다는 입소문을 타며 ‘국민내복’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국내 SPA 브랜드인 ‘에잇세컨즈’와 ‘스파오’ 등도 유니클로의 성공사례를 보고 비슷한 속옷 제품을 내놓았다. 또 홈쇼핑 입점업체들도 ‘원더브라’ 등 수입 속옷제품을 앞다투어 선보이며 경쟁에 가세했다.
이런 경쟁업체들의 출현 탓에 토종 속옷 브랜드들은 실적부진에 빠져 있다.
쌍방울은 2013년 매출이 1362억 원으로 전년보다 14% 줄었다. 영업손실 2억4273만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남영비비안 역시 2013년 영업손실 58억 원으로 적자를 봤다. 좋은사람들의 영업이익도 2013년 6억 원대로 전년에 비해 77% 줄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