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까사미아의 신뢰 회복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짊어졌다.
까사미아는 정 총괄사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뒤 처음으로 인수합병한 곳인데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제조업 확대에 의지를 보인 것으로 여겨졌던 회사다.
하지만 일부 제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라돈이 발견되면서 브랜드 신뢰에 타격이 불가피한 만큼 앞으로 정 총괄회장의 대응능력이 더욱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 사이에서 까사미아의 대응을 놓고 불만이 계속 나오고 있다.
네이버 한국소비자연합회 까페에 따르면 7년 전 판매된 제품인데 현재 해당 제품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환불이 가능하다는 점, 보상을 놓고 아무런 설명이 없는 점 등을 놓고 국내 10위 대기업의 대처치고는 너무 안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집단소송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네이버에 만들어진 까사미아 라돈 집단소송 카페에 150여 명이 가입돼 있다. 이 카페에 따르면 법무법인 신지와 법무법인 태율 소속의 일부 변호사가 주축이 돼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까사미아 대표이사는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가 겸직하고 있다. 임훈 전 광주신세계 대표이사와 고광후 신세계 부사장, 김정식 신세계 지원본부장도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신세계가 인수하기 훨씬 전인 2011년 까사미아가 판매한 제품의 안정성을 놓고 신세계 탓을 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회사로 삼은 이상 신세계가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신세계백화점이라는 유통망을 통해 중견기업이었던 까사미아의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당장 신뢰 회복이 더욱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올해 2월 까사미아를 인수했다.
당시
정유경 총괄사장이 2015년 신세계에서 책임경영을 본격화한 뒤 이뤄진 첫 인수합병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인수금액도 1837억 원으로 신세계그룹이 최근 10년 동안 진행한 인수합병 가운데 킴스클럽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의 2300억 원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
신세계는 당시 까사미아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해 신세계의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단순히 가구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 신세계에서 제조사업의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패션(보브, 스튜디오톰보이, 코모도 등), 화장품(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에 이어 까사미아를 통해 ‘라이프스타일’까지 제조업 영역을 확대했다는 것이다.
특히 국내 백화점의 주축이 패션에서 식품, 식품에서 가구를 포함한 생활용품으로 옮겨져 가고 있어 까사미아의 안착이 더욱 절실하다. 국내 가구 및 인테리어시장 규모는 최대 2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까사미아는 갈 길이 멀다.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은 전국에 370여 개에 이르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리바트는 매장 수가 150여 개에 이른다. 반면 까마시아는 신세계에 인수될 당시 매장 수가 70여 개에 그쳤다.
신세계는 현재 매출 1200억 원대의 까사미아를 5년 안에 매출 4500억 원으로 끌어올리고 2028년에는 매출 1조원 대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당시 인수가격이 비싸다는 지적도 나왔던 만큼 이런 시장의 시선을 걷어내기 위해서도 하루빨리 까사미아를 시장에 안착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