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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세계 최대의 화장품 시장인 미국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를 고급 백화점에서 입점시킨 데 이어 ‘라네즈’도 대형 유통업체 ‘타깃’에서 판매하는 등 양동전략을 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저가 브랜드인 라네즈를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에 입점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라네즈는 이달 안에 타깃의 749개 매장에서 판매에 들어간다. 타깃의 매장은 모두 1791개인데 이번에 40%가 넘는 매장에서 라네즈가 판매된다. 라네즈는 이미 2월부터 온라인에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품목에 따라 22~45 달러 사이에서 책정됐다.
타깃은 월마트에 이은 미국 2위의 유통업체다. 저렴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이너 의류 등 최신 유행 제품과 함께 세제 등 일반 생활용품도 함께 팔아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타깃은 올해부터 뷰티 코너에 프리미엄 존을 꾸미기로 하고 화장품 브랜드 선정 작업을 벌였다. 이 선정 작업에서 비쉬(프랑스), 라로슈포제(프랑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 브랜드들이 품질테스트를 거쳐 결정됐는데 라네즈도 포함됐다. 라네즈는 품질과 브랜드 성장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배 회장의 미국 진출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 회장은 이미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과 설화수를 앞세워 미국에 진출했다. 특히 설화수는 입점이 어렵기로 소문난 뉴욕의 백화점 버그도프 굿맨에 입점해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이번 라네즈의 미국 진출은 서 회장이 양동전략으로 미국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설화수와 아모레퍼시픽을 프리미엄 브랜드로 최고급 백화점에서 판매하고 중저가 브랜드인 라네즈는 대형 유통매장에 넣어 대중적 인지도와 매출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지 오래다. 서 회장은 이에 따라 꾸준히 해외진출을 추진해 지난해 해외에서만 5399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런 매출의 일등공신으로 중저가 브랜드 라네즈가 꼽힌다.
라네즈는 지난 2002년 홍콩을 시작으로 아시아시장에 진출해 동남아시아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상반기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설 정도였다.
라네즈는 1994년 출시 후 큰 인기를 끌다가 경쟁모델과 차별화에 실패해 정체를 겪었다. 미샤, 더페이스샵 등 저가 브랜드의 등장으로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서 회장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국내에서 중저가 브랜드였지만 해외에서 끝까지 백화점 유통만을 고집해 고급 이미지를 쌓았다. 한류열풍까지 겹쳐져 라네즈는 중국에서 최고 인기 화장품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서 회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올해를 글로벌 도약의 원년으로 삼으라”고 직접 지시했다. 그는 직접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사업을 챙긴다. 거의 매달 해외의 자사 매장을 직접 둘러보는 등 해외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 회장은 지난 21일 열린 아모레퍼시픽그룹 정기주총에서도 “올해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도약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