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사장이 다시 한번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다. 인도 정부가 태양광제품을 놓고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이 사장은 OCI의 폴리실리콘 생산량과 재고를 줄이면서 인고의 시간을 견딜 태세를 갖추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정부가 7월30일부터 인도로 수입되는 태양광 모듈, 셀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를 발동하면서 세계 태양광발전 시장에 한파가 몰아쳤다.
세계 3위 시장인 인도에서 태양광발전의 수요가 줄고 인도에서 90% 점유율을 차지하던 중국, 말레이시아산 태양광 제품 물량이 다른 지역으로 몰리면서 공급 과잉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세이프가드, 중국 태양광 보조금 축소에 이어 인도 세이프가드까지 올해에만 세계 태양광발전 규모 1, 2, 3위인 나라 모두에서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렸다.
태양광발전 규모는 중국 49GW(기가와트), 미국 11GW, 인도 8GW로 세계에서 세 나라가 태양광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1%에 이른다.
OCI는 태양광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폴리실리콘을 주력제품으로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태양광발전 시장의 위축에 따른 피해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폴리실리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OCI에 직접적 타격을 주고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은 7월 마지막 주에 kg(킬로그램)당 10.93달러까지 떨어지며 역대 가장 낮은 가격을 경신했다.
OCI는 세계 태양광산업에 몰아친 한파를 버티기 위해 최근 재고 수준을 조정했다. 평소에는 4~6주 정도 재고를 확보해 놓지만 7월부터 재고 물량을 3주치 수준으로 줄였다.
OCI 관계자는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거래처에서 물량받는 것을 꺼리고 있다”며 “현재 생산부터 재고 관리까지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우현 OCI 대표이사 사장은 7월 말 실적 발표 자리에서 4분기로 예정돼 있던 폴리실리콘 생산설비의 정기보수를 3분기로 앞당겼다고 밝히기도 했다. 폴리실리콘 수요가 줄어든 데 발맞춰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한 조치다.
OCI 폴리실리콘 생산설비의 정기보수는 현재 진행 중이다.
이 사장은 재고와 생산량을 조정하는 동시에 폴리실리콘 제조 원가를 줄이는 데도 더욱 힘 쓸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위기가 있을 때마다 경쟁력 있는 회사가 살아남게 되고 살아남은 회사가 커지는 시장에서 더욱 많은 이익을 거둘 수 있다”며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원가 절감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OCI는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적자에 시달리다 2016년부터 실적 반등을 했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위기를 견뎌내면 다시 성장의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광시장의 침체가 시장 구조조정을 불러와 살아남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OCI가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는 데 위안을 주고 있다.
강 연구원은 “태양광산업에서 4분기 이후 일부 한계기업은 시장에서 구조조정 될 것”이라며 “대형회사 중심의 산업 재편이 본격화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