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어떤 행보를 보일지 증권가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키움증권이 온라인에 특화된 데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의사도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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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
키움증권은 이른바 '핀테크'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점쳐지나 기존 은행의 인터넷뱅킹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키움증권은 28일 주가가 전날보다 4..88% 오른 6만2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35% 이상 상승한 것이다. 키움증권은 이날 장중 주가가 6만49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7일 ‘IT금융융합 지원방안’에서 올해 상반기 안에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국내 증권회사 가운데 가장 먼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의사를 밝혀 이번 정책의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키움증권이 정책적 지원을 등에 업고 인터넷전문은행 등 IT기술과 금융산업이 융합한 핀테크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전배승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28일 “키움증권은 IT기술 기반의 모회사인 다우기술과 확고한 온라인 플랫폼 지위를 보유했으며 고객 60만 명의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며 “핀테크에 관련해 높은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김고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한국형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상품자문업자(IFA) 도입에 영향을 많이 받을 것으로 보여 이 시장을 선점할 증권사가 수혜를 볼 것”이라며 “온라인 판매채널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지난 9일 “온라인증권회사인 키움증권의 특성을 살려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영업점 없이 온라인거래만 취급하는 온라인 특화증권회사다.
권 사장은 키움증권이 온라인증권시장에서 쌓은 우위를 이용해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면 사업기반이 넓어져 수익원을 다각화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온라인거래시스템을 바탕으로 지난해 3분기 주식 위탁매매점유율 13.52%를 차지했다. 주식 위탁매매수수료 부문에서 8년 연속 증권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같은 기간 모바일 주식 위탁매매점유율도 29%에 이르러 1위를 지켰다.
키움증권은 온라인으로 활동하는 계좌 173만 개와 위탁고객이 맡긴 자산 14조 원을 기반으로 탄탄한 실적을 쌓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누적 순이익은 427억 원이다. 2013년 같은 기간보다 16.3% 증가했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인터넷전문은행에 관련해 금융시장 안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기업”이라며 “은행을 통한 비대면 실명확인이 진행될 경우 연 300억 원 규모의 자금이체수수료를 절감하는 효과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권 관계자들은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기존 은행의 인터넷뱅킹과 차별화할 수 있는 요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국내은행들은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으로 인터넷뱅킹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주력 수익원으로 삼을 대출시장에서 기존 은행업계와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전배승 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은행권의 인터넷뱅킹과 비교해 예금과 대출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키움증권이 얼마나 차별적 서비스를 제공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