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미국 호텔사업을 안착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증권회사 연구원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대한항공은 미국 호텔사업에서 올해 흑자를 내기 힘들 수 있다.
대한항공은 미국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날을 통해 윌셔그랜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한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6월23일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73층 규모의 윌셔그랜드센터를 열고 윌셔그랜드센터 상층부에서 호텔사업과 하층부에서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한진인터내셔날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인터내셔날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한진인터내셔날은 올해 1분기 매출 293억 원, 영업손실 129억 원을 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한다. 지난해 4분기보다 매출은 9.7% 늘고 영업손실폭은 35.5% 줄어드는 것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로스앤젤레스시가 컨벤션 유치를 늘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는 만큼 다운타운 호텔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2019년부터 윌셔그랜드센터 운영을 안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윌셔그랜드센터에 국제회의 등을 유치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5일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2분기보다 급감한 것으로 추산된다”며 “미국 윌셔그랜드센터에서 컨벤션 수요의 유치가 줄어든 점이 대한항공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고 바라봤다.
한진그룹이 조 회장 등 오너일가의 경영 공백 장기화로 한진인터내셔날의 국제회의 유치가 점점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조 회장은 해외에서 윌셔그랜드센터를 알리고 인맥을 동원하는 등 세계적 국제회의 유치를 늘려야 하지만 출국금지를 당해 경영 보폭을 넓힐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한진그룹이 오너일가의 갑횡포와 비리 의혹으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는 점도 국제회의 유치를 늘리는 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월17일자에 “땅콩 분노가 돌아왔다”는 헤드라인을 올리며 “또다른 대한항공 임원이 곤란에 처했다”고
조현민 전 전무의 갑횡포와 관련된 내용을 집중 보도했다.
호텔사업은 오너의 결단력이 필요한 일이 많다.
또 경기를 많이 타 실적 불확실성도 매우 높다. 국내 경기뿐 아니라 여행 수요에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 환율 등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적이 악화하더라도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지출은 계속 크다.
조 회장은 그동안 윌셔그랜드센터에 공을 들였다.
조 회장이 윌셔그랜드센터 사업계획을 내놨을 당시 로스렌젤레스 경제가 침체돼 있었던 데다 한진그룹 차원의 막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안팎에서 높았다.
하지만 조 회장은 이 사업계획을 밀어붙였고 2014년 2월 공사를 시작해 3년4개월 동안 10억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