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7-12 16:3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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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 반등을 위해 방탄소년단을 광고모델로 앞세웠지만 국내에서 새 스마트폰 ‘G7씽큐’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북미에서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여전히 높은 만큼 'BTS 마케팅'을 강화해 북미시장에서 G7씽큐 판매량을 늘리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 방탄소년단의 LG전자 'G7씽큐' 광고 한 장면.
1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내부에서 세계적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을 모델로 썼지만 투자 효과가 높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G7씽큐는 5월18일 국내에 출시된 후 한 달 동안 10만 대 가량 팔린 것으로 추산됐다.
하루 판매량은 3천 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루 판매량 1만 대가 ‘성공한 스마트폰’의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인 셈이다.
LG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 7710억 원을 냈는데 시장기대치보다 8.3%가량 밑돈다. 사업본부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사업에서 마케팅비용 부담이 늘어난 점이 저조한 수익성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증권가는 바라보고 있다.
LG전자 내부 사장을 잘 아는 관계자는 “방탄소년단의 몸값이 한창 높을 때 계약을 맺은 만큼 계약금액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회사 내부에서는 방탄소년단 투자 효과를 위해 가전제품 모델로도 사용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 정도”라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현재 휴대폰, 금융, 음료 등 7곳 브랜드에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모델료가 10억 원 정도였는데 빌보드 순위에 오른 후 15억 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북미 스마트폰시장에서 방탄소년단의 인기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최근 유튜브 글로벌 채널에 G7씽큐의 ‘붐박스 스피커’, ‘구글 렌즈’ 등을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소개하는 짧은 영상을 영어 자막과 함께 꾸준히 올리며 글로벌 마케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직 G7씽큐가 북미에 출시된 지 한 달 남짓에 불과한 만큼 방탄소년단 인기를 발판 삼아 초반 흥행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유투브에 올린 붐박스 스피커 광고는 게재 하루만인 12일 조회 수가 18만 명을 넘었을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1주일 전에 올린 광고영상 두 편은 각각 조회수 20만을 넘었다. 1개월 동안 올린 영상 수만 10편이 넘는다.
방탄소년단은 ‘아미’라고 불리는 강력한 팬덤을 바탕으로 북미를 비롯한 세계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정규 2집은 전 세계 97곳 아이튠즈 순위에서 1위에 올랐으며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는 올해 상반기 북미앨범 판매량 순위에서 9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미국 빌보트 순위에서 7주 연속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5월 말 미국 유명 토크쇼 엘런 디제너러스쇼에 방탄소년단이 출연해 G7씽큐로 호스트인 엘런과 함께 셀프카메라를 촬영하면서 자연스레 광고 효과를 내기도 했다. 현재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68만을 넘는 조회 수를 얻고 있다.
하지만 LG전자가 북미에서도 G7씽큐 판매량을 늘리기 쉽지 않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방탄소년단 광고가 G7씽큐 판매에 기여하지 못했다기보다는 스마트폰시장 침체라는 상황 때문이라는 것이다.
광고 자체가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방탄소년단 광고를 본 누리꾼들은 “처음에 나오는 ‘불 좀 꺼줄래요’가 너무 오글거린다”, “솔직히 광고는 별로”라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제작한 영어 홍보영상은 세계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모델을 썼지만 열흘 만에 13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G7씽큐의 광고는 아쉬움을 주는게 사실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방탄소년단의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스마트폰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판매 효과로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