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창근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 |
구창근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가 CJ그룹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구 대표는 CJ푸드빌 자회사인 투썸플레이스 대표를 겸직하며 투썸플레이스 상장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CJ그룹 경영승계의 핵심계열사로 꼽히는 CJ올리브네트웍스 일감 몰아주기 해결에도 팔을 걷어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CJ그룹에 따르면
구창근 대표는 올리브영 부문 대표와 투썸플레이스 대표를 동시에 맡으며 투썸플레이스 상장 작업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구 대표는 지난해 7월 CJ푸드빌 대표에 오르자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하고 앵커에퀴티파트너스 등 으로부터 1800억 원의 외부투자를 유치하는 방법으로 CJ푸드빌 자금난에 숨통을 틔웠다.
당시 CJ푸드빌은 자본잠식에 유동성 위기도 겪고 있었다.
CJ푸드빌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275억 원, 영업손실 38억 원, 순손실 325억 원을 내며 누적결손금이 1800억 원에 육박했다. 차입금에 따른 이자 지불 등으로 쓴 금융비용만 지난해 100억 원이 넘었다.
구 대표는 알짜사업부였던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한 다음 1800억 원의 외부투자를 유치하며 CJ푸드빌의 급한 불을 껐다.
얼마전 구 대표는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CJ푸드빌 대표에는 정성필 CJ CGV 국내사업본부장이 새로 임명됐다.
구 대표가 투썸플레이스 대표를 겸해서 계속 맡게 된 것은 투썸플레이스 외부 투자자들의 요구 때문이다.
구 대표는 투자 유치를 위해 투썸플레이스 기업공개(IPO)를 내걸었다. 투자자들은 구 대표가 상장을 마무리할 때까지 CEO를 맡는 계약조건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가 올리브영 대표를 맡으면서 투썸플레이스 대표도 겸하며 투썸플레이스의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은 셈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투썸플레이스가 올해 2월1일 법인 설립으로 새로 출범하면서 조직 안정화를 위해서도 구 대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구 대표가 투썸플레이스의 상장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시선이 몰린다. 현재 투썸플레이스 지분은 CJ푸드빌이 60%, 외부투자자들이 40%가량을 들고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높일수록 CJ푸드빌이 투썸플레이스 상장 시 받는 공모자금도 늘어나기에 구 대표의 책임은 막중하다. 투썸플레이스는 외부투자를 받을 당시 기업가치를 4천억 원으로 평가받았다.
또 CJ푸드빌이 상장 이후 보유하는 지분율을 어느 정도로 할지, 상장 때 구주 매출과 신주 발행의 비율을 어떻게 정할지, 상장 전 추가 투자를 유치할 지 등 구 대표가 최적의 상장을 놓고 구상해야 할 사안들은 여전히 많다.
구 대표는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 대표로서 CJ올리브네트웍스의 일감 몰아주기 문제도 풀어야 한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의 비상장 자회사로 CJ그룹 경영권 승계에 핵심 역할을 할 회사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CJ그룹 지주회사인 CJ가 지분 55.01%, CJ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 44.07%를 들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CJ부장이 17.97%,
이재현 회장의 딸인 이경후 CJENM 상무가 6.91%를 소유하고 있고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씨가 14.83%, 조카 이소혜씨와 이호준씨가 각각 2.18% 등을 보유하고 있다.
CJ그룹에게 CJ올리브네트웍스의 일감 몰아주기 해결은 당면한 현안이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지난해 그룹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은 3444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18.9%에 이른다.
CJ올리브네트웍스가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해결하려면 CJ오너일가가 상장을 통한 구주 매출 방식으로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을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구 대표가 투썸플레이스 상장과 CJ올리브네트웍스 상장을 동시에 지휘할 수 있는 셈이다.
구 대표는 1973년 생으로 CJ그룹에서 최연소 CEO지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CJ 내부 사람보다 CJ를 더 잘 아는 애널리스트로 유명했다.
이재현 회장이 구 대표를 스카우트한 데 이런 배경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 대표를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부문 대표로 임명한 이유를 놓고 구 대표가 CJ올리브네트웍스와 관련해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