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임일순 대표이사 사장의 주도 아래 공격적으로 변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2년 동안 내실경영에 집중하면서 체질을 개선해왔는데 임 사장이 지난해 10월 대표를 맡은 뒤 올해 들어 홈플러스 스페셜, 새로운 자체브랜드(PB), 업계 최초의 신선식품 A/S(사후 서비스) 등을 잇달아 선보이며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임일순 사장의 야심작 홈플러스 스페셜 1호점이 6월 말 문을 열었다.
홈플러스 스페셜은 임 사장이 3월 예고했던 새로운 형태의 홈플러스 점포다.
슈퍼마켓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의 상품을 한 번에 고를 수 있게 꾸며졌다. 필요한 만큼 조금씩 사는 1인가구뿐 아니라 가성비가 좋은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 고객까지도 겨냥했다.
홈플러스는 대구점을 시작으로 8월까지 10개 점포, 올해 안에 20개 점포를 홈플러스 스페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임 사장이 홈플러스 스페셜을 선보인 이유는 국내 대형마트시장이 뚜렷한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말 그대로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는 올해 신규 출점 계획이 없다. 오히려 매출이 부진한 일부 점포를 폐점한다.
2010년대 들어 국내 대형마트의 매출 증가율은 매년 한 자릿수에 그쳤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39조 원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이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린 데다 그동안 대형마트의 경쟁력으로 꼽혔던 신선식품부문마저 온라인시장에 잠식당하고 있는 탓이다.
이제 국내 대형마트는 점포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익을 내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 한 명이라도 더 끌어오기 위해 차별화를 앞세워 새로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롯데마트가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가격 우위형 매장 '마켓D'를 선보이고 이마트가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 등 전문점을 확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홈플러스는 임 사장의 주도로 자체브랜드 상품도 강화하고 있다. 3월 말 새로운 자체브랜드 심플러스(Simplus)를 내놨다.
홈플러스는 심플러스를 통해 이마트의 노브랜드와 피코크, 롯데마트의 온리프라이스 등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한다. 상품 본연의 역할과 기능에 집중해 필요한 기능만 담아 심플하게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름도 심플러스로 정했다.
홈플러스는 3월 국내 대형마트 가운데 처음으로 신선식품에도 무상 A/S를 도입했다. 고객이 품질에 만족할 때까지 식선식품을 교환해주거나 환불해주고 했다. TV나 휴대폰같은 전자제품에 주로 쓰이던 무상 A/S 개념을 처음으로 신선식품에도 도입한 것이다.
무상 A/S를 도입한 뒤 4달여 동안 반품율은 소폭 늘었지만 고객 만족도는 매우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품을 두고 직원과 고객이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없어져 직원들의 근무환경도 개선됐다.
홈플러스를 이끄는 임일순 사장은 유통업계 최초의 여성 CEO다. 유통업계는 주요 고객이 여성이지만 유리천장이 높은 대표적 업종이기도 하다.
홈플러스는 2015년부터 영업적자를 냈지만 임 사장이 영입된 뒤 재무부문장(CFO)과 경영지원부문장(COO)를 맡으며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놨다. 지난해 매출은 10조4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임 사장은 이전까지 홈플러스 경영지원부문장을 맡아오다 지난해 10월 사장으로 승진했다. 임 사장은 1998년부터 코스트코, 바이더웨이, 호주의 엑스고그룹(Exego Group) 등에서 재무업무를 주로 해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