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두 회사의 임직원들에 소속감을 부여하고 다소 이질적일 수도 있는 기업문화를 하나로 묶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1일 CJ오쇼핑과 CJE&M 합병법인 ‘CJENM’이 출범하면서 한 해 매출 4조 원, 임직원 수 3300여 명에 이르는 국내 1위 미디어 커머스사가 탄생했다.
매출과 임직원 수가 CJ오쇼핑 때보다 2배 넘게 커지면서 허 대표의 어깨도 더욱 무거워졌다.
허 대표는 우선 두 회사의 시너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CJENM은 투자자와 증권가로부터 합병 시너지가 모호하다는 의문을 받아왔다. 홈쇼핑과 엔터테인먼트사업에 각각 주력 해온 두 회사가 합병으로 얻을 이익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CJENM은 합병 이후 첫 작품으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을 준비하고 있다. 미스터 선샤인은 올해 드라마 라인업 가운데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대작이다. 허 대표로서 CJENM의 시너지를 확실하게 보여줄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미스터 션샤인은 7일 방영을 시작하는 tvN의 24부작 드라마다.
미스터 션샤인은 제작 단계부터 CJE&M과 CJ오쇼핑의 합작품으로 기획됐다. CJE&M은 이 드라마를 제작하고 CJ오쇼핑이 드라마를 통해 자체 브랜드 상품을 간접광고(PPL) 형식으로 알리기로 했다.
이 드라마는 스튜디오드래곤의 자회사 화앤담픽쳐스가 제작한 드라마로 이응복 감독이 연출을 맡고 이병헌씨, 김태리씨, 김민정씨 등 연기파 배우들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1871년 신미양요 때 군함을 타고 미국에서 건너온 소년이 조선에 머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허 대표는 홈쇼핑사업에서 CJENM이 지닌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 역량을 더욱 적극적으로 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합병법인 출범에 앞서 CJ오쇼핑은 CJE&M과 합병을 발표한 뒤 첫 협업 프로그램으로 tvN 채널의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와 협업한 ‘코빅마켓’ 프로그램을 방송했는데 매출과 화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았다.
합병법인은 코빅마켓 기획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한 미디어 커머스 프로그램을 발굴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허 대표는 CJENM의 무대를 해외로 넓히는 데도 힘써야 한다.
그 시작은 베트남이 될 것으로 보인다.
CJENM은 7월 베트남에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콘텐츠 제작센터 ‘DADA스튜디오 베트남’을 연다. 또 DADA스튜디오를 세계에서 가장 큰 V커머스 전문회사로 키워낼 방침을 세웠다.
V커머스는 영상(Video)과 판매(Commerce)를 합친 말로 모바일 환경에 맞춘 짧은 동영상을 통해 구매를 유도하는 판매방식을 말한다.
CJENM E&M부문은 하반기 미국에서 영화를 자체 제작하거나 미국 제작사와 공동으로 제작해 배급한다고 발표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비전에 따라 ‘월드 그레이트 CJ’를 이루기 위해서는 CJENM이 2030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문화기업으로 성장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 해외 진출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허 대표는 서로 전혀 다른 사업을 해오던 두 기업을 하나의 회사로 통합하는 작업도 해야 한다.
CJE&M은 지난해 매출 1조7501억 원을 거뒀고 3월 기준으로 임직원 수는 2149명이었다. CJE&M의 방송, 영화, 엔터테인먼트 사업 가운데 방송사업의 매출 비중이 70%를 넘는다. 본사는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에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과 마주보고 있다. CJ오쇼핑과 비교해 좀 더 자유로운 기업문화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CJ오쇼핑은 지난해 매출 2조2600억 원을 냈고 임직원 수는 약 1145명이다. 본사는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해 있다. CJ오쇼핑은 매출로 홈쇼핑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통합 이후에도 두 회사가 사옥을 옮기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다"며 "다만 업종 성격이 다른 면도 있어 성과급이나 근무체계, 복지정책 등에서 변화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