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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보석 호소에는 일본 롯데 경영진 속내의 불안감도 있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06-27 18: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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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해임이 걸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29일 열린다.

신 회장은 일본 주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 장담할 수 없다며 보석을 허가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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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 회장은 경영권 다툼을 벌이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보다는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을 중심으로 한 일본 경영진의 속내를 알 수 없어 그만큼 고민도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29일 열리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해임 안건과 신 전 부회장의 이사 복귀 안건이 함께 다뤄진다.

두 안건이 하나라도 가결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재계 안팎은 보고 있다. 그동안 네 번의 표 대결에서 신 전 부회장이 모두 진 데다 30년 동안 일본 롯데에 몸 담으면서도 얻지 못했던 지지를 이번에 얻을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신 회장 역시 이번 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보다 일본 롯데 경영진을 더욱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의 해임 안건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신 회장의 영향력이 약해진 틈을 타 쓰쿠다 사장을 비롯해 영향력이 커진 일본 경영진이 독자적 움직임을 취할 가능성이 떠오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처음 구속됐을 당시 "당장 경영권에 큰 위협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한일 롯데의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일본 경영진들이 꿈틀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우려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2월 법정구속된 뒤 바로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 뒤 일본 롯데홀딩스는 쓰쿠다 사장의 단독대표체제로 전환됐다. 그만큼 한일 롯데 경영 전체에 일본인 경영진의 입김이 예전보다 세졌다.

쓰쿠다 사장이 신 회장을 지지해왔지만 신 회장의 공백이 반 년이 다 되어가는 만큼 현재의 의중은 알기 어렵다고 롯데그룹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신 회장 역시 최근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직접 보석을 호소하며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태도가 바뀐 것은 최근 일본 주주들 사이에서 달라진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일본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 참석했을 때 이런 분위기를 느꼈다는 것이다.
 
쓰쿠다 사장은 1943년생으로 올해 75세다. 스미토모은행(미쓰이스미토모 은행)에서 30년 넘게 근무했으며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 맺은 인연으로 2009년 롯데홀딩스 사장에 영입됐다. 

롯데그룹과 인연을 맺은 지 채 10년도 채 되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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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신 명예회장의 대학 후배이기도 해 한때 두터운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왔으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신동빈 회장 편에 합류했다.

2015년 7월 긴급 이사회를 열어서 신 명예회장을 대표이사 자리에서 전격 해임한 것도 쓰쿠다 사장이다.

그는 일본 롯데홀딩스를 운영하며 신 전 부회장과 경영방침이 달라 3~4년 동안 대립관계를 이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한국 롯데그룹의 규모나 위상으로 볼 때 독자적 행동이 일본 롯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 쓰쿠다 사장이 75세의 고령이라는 점, 쓰쿠다 사장이 그동안 공개적으로 신 회장을 지지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법원의 최종판단이 나올 때까지 지지를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평소 쓰쿠다 사장은 신 회장을 놓고 "한일 롯데의 경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5년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직후 한국 특파원들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 롯데의 분리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동빈 회장과 한 몸으로 한일 롯데의 시너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쓰쿠다 사장은 그동안 인터뷰 등을 통해 했던 발언들을 볼 때 신 회장을 오너로, 자신을 전문경영인으로 보기보다 신 회장과 자신을 일종의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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