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6일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열린 ‘남북경협 컨퍼런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을 위해 남북 민관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6일 서울 남대문 대한상의회관에서 350여 명의 기업인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경협 컨퍼런스’를 열었다.
박용만 회장은 인사말에서 차분하고 질서 있는 남북의 경제협력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구심점 역할을 할 ‘남북 민관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대북 제재가 해제되기 전까지는 차분하고 질서 있는 경협 추진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남북 민관협의체를 통해 표준과 기업제도 등 이질적 경제기반을 통일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남북 경협의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일부에서 다소 성급하게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대를 현실로 만들려는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충분한 정보와 판단 없이 경쟁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옳은지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최근 남북경협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새로 생길 남북경제협력위원회를 이끌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26일 이와 관련해 “남북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한다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인 상황”이라며 “위원장에 누가 내정됐다고 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박 회장의 내정설을 부인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 이후 남북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시대 북한의 경제관리체계 개편’을 주제로 한 발제 발표에서 “북한 경제관리체계는 시장친화적으로 변해가고 있다”며 “계획의 수립과 수행, 가격 책정과 판매, 소득분배 등에서 기업 자율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희 KDB산업은행 북한경제팀장은 “이미 협상이 시작된 상황에서 북한이 과거처럼 보상만 얻으려고 한다면 국제사회의 제재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앞으로 대화를 이어가려면 더 많은 양보가 필요한 만큼 북한이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문수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남북경협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한 발제 발표에서 “남북경협은 지금 시점에서 가능한 사업을 인지하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산림, 철도 등 판문점 선언에 포함된 정부 주도의 인프라사업 위주로 남북경협을 준비하고 이후 대북 제재 완화 과정을 보며 협력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중국, 일본 등 국제사회의 대북 진출도 본격화할 것인 만큼 경협 파트너로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