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KB증권 등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금융회사는 투자 부동산 규모가 2017년 12월 말 4145억 원으로 2016년 12월 말보다 49.7% 늘어났다. 2016년에 2015년보다 3.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 1년 사이에 크게 확대된 것이다.
초대형 투자금융회사 가운데 발행어음을 취급할 수 있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2곳인데 NH투자증권이 한국투자증권보다 부동산 투자에 역량을 모으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2월 말 기준으로 NH투자증권은 투자부동산이 1년 전보다 2% 늘어났지만 한국투자증권은 33.4% 줄어들었다.
정 사장은 3월 취임식에서부터 “브로커리지에서 투자금융으로 투자중심을 옮기겠다”고 밝혔고 국내외 부동산에 자금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8년 최대 매물로 꼽히는 삼성물산 서초사옥 인수전에 매달리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종 인수자 명단에 포함된 5곳 가운데 NH농협리츠운용과 코람코자산운용 등 부동산 투자신탁회사 2곳과 투자계약을 맺어 삼성물산 서초사옥 인수 확률을 높였다. 두 회사 가운데 어느 쪽이든 삼성물산 서초사옥을 매입하게 되면 NH투자증권이 투자자금을 조달한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서초사옥은 3.3㎡당 3천만 원에 팔릴 것으로 예상돼 국내 사무건물 매각가로 최고금액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대략 7374억 원의 대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됐다.
정 대표는 여의도에서도 MBC사옥부지(개발사업비 1조2천억 원)와 초고층복합단지 파크원부지(개발사업비 2조1천억 원) 개발에 투자 주선, IFC몰(개발사업비 1조5천억 원) 직접투자 등 세 가지 부동산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영국 등 유럽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3월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영국 런던캐논브릿지하우스를 매입했다. 매입가격 3800억 원 가운데 900억 원을 투자했다.
NH투자증권이 5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부동산사업에는 더 탄력이 붙게 됐다.
NH투자증권은 7월2일부터 발행어음을 팔기로 했다. 2018년 1조5천억 원, 2019년 상반기까지 2조 원을 조달하는 것으로 목표로 삼았다. 늘어난 운용자금 가운데 20%를 부동산 투자에 사용하기로 했고 상황에 따라 더 확대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조달금리는 발행어음시장에 먼저 뛰어든 한국투자증권과 같이 2.3%로 결정됐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30%까지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사가 발행어음 사업의 인가를 받으면 은행만큼 자금 조달원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쉬워질 것”이라며 “자본 규모가 큰 증권사일수록 큰 금액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