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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이인찬, 롯데와 신세계의 '11번가 포기' 후회하게 만들까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8-06-21 14:4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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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찬 SK플래닛 대표이사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SK플래닛의 오랜 고민거리였던 11번가가 5천억 원의 실탄을 들고 독립한다. 급변하는 온라인환경에 맞서 의사결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몸집도 가벼워졌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8691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인찬</a>, 롯데와 신세계의 '11번가 포기' 후회하게 만들까
이인찬 SK플래닛 대표이사.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인찬 대표가 당분간 신설법인 11번가의 대표도 겸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11번가가 SK플래닛이라는 울타리에 안주했다면 앞으로는 성적표가 고스란히 공개된다. 이 대표의 처지에서 기댈 곳도 피할 곳도 없게 되는 셈이다.  

SK플래닛은 올해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나란히 온라인사업을 놓고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11번가의 독립법인 출범을 발표했다.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은 지난해 11번가 인수를 두고 막판까지 저울질하던 곳이다.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11번가 인수를 포기한 것을 놓고 후회할지 안도할지는 이 대표의 손에 달렸다.

11번가가 매각설 등에 시달리지 않고 SK그룹 계열사로 굳건히 자리를 잡는 것 역시 이 대표에 달려 있다. 유통기업인 롯데그룹이나 신세계그룹과 달리 SK그룹에게 오픈마켓인 11번가는 반드시 안고 가야할 사업은 아닌 탓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SK텔레콤 서비스부문장에서 SK플래닛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1번가는 지난해 내내 매각설에 시달렸다. 2016년 2천억 원대 영업손실을 낸 데다 지난해 역시 영업손실 900억~1천억 원으로 적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던 탓이다. 출혈 경쟁이 이어지는 등 시장환경도 좋지 않다.

이 대표가 SK플래닛에 오자 SK텔레콤이 11번가를 안고 가겠다는 의지를 인사를 통해 보여준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신설법인 11번가는 9월1일 출범한다.

SK플래닛은 대규모 투자금을 발판 삼아 업계 2위 11번가를 ‘한국형 아마존’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11번가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H&Q코리아 등으로부터 모두 5천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투자금을 신선식품 강화, 인공지능(AI), 간편결제 11페이 등에 쓰기로 했다.

특히 최근 1인가구와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조8천억 원 수준이었던 국내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은 올해 13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배송 경쟁력도 강화한다. 11번가는 쿠팡과 달리 직접 배송을 하지 않고 판매자들이 배송을 맡고 있는데 11번가가 직접 물류회사와 손잡고 판매자의 배송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를 본뜬 새로운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아마존의 유료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은 한 달에 12.99달러를 낸 고객에게 쇼핑할 때 할인 혜택과 함께 아마존이 보유한 음악과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특히 이 대표가 SK그룹 계열사를 두루 거친 만큼 그룹 계열사와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부터 SK플래닛을 이끌고 있는데 지주사 SK와 SK텔레콤을 거쳤고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도 역임했다.

11번가는 현재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등과 협력한 통합 콘텐츠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11번가는 지난해 SK텔레콤의 인공지능 스피커 ‘누구’를 통해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SK텔레콤은 이동통신 가입자들에게 11번가 데이터이용료를 무료로 해주고 있다.

SK그룹이 이커머스사업의 확대를 선언했지만 11번가가 5천억 원의 투자금 정도로 갈수록 치열해지는 국내 온라인시장의 주도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통 대기업들이 이미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혈전을 벌일 것으로 예고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5월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8개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통합해 하나로 만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온라인사업에 5년 동안 3조 원이 투입된다.

신세계그룹 역시 1월에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로 분리돼 있는 온라인사업부를 통합해 온라인사업을 전담하는 신설법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 신설법인에 글로벌 투자운용사가 1조 원 이상을 투자했다. 올해 안에 신설법인이 출범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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