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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창업주 떠난 락앤락에 '삼성 시스템경영' 심는다

고진영 기자 lanique@businesspost.co.kr 2018-06-20 13: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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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창업주 떠난 락앤락에 '삼성 시스템경영' 심는다
▲ 김성훈 락앤락 대표이사.
“회사가 작을 때는 혼자 달려도 상관 없었지만 커지고 나니 계속 성장하려면 조직적 시스템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준일 락앤락 회장은 최근 회사 지분을  모두 매각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창업주의 영향력을 줄이고 새로운 체제를 들여야한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성훈 락앤락 대표이는 김 회장의 이런 바람을 실현해야 할 책임을 무겁게 안고 있다. 삼성그룹 임원 출신으로 락앤락에 ‘시스템 경영’을 이식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가 올해 단독대표에 오른 이후 락앤락은 부진을 조금씩 떨쳐내고 있다. 

락앤락은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2%, 영업이익은 26.1% 늘어나며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줄줄이 뒷걸음질쳤는데 올해는 출발이 순조로운 셈이다. 

김성훈 대표는 지난해 12월 취임했다. 당시 김준일 회장과 공동대표였지만 두 달 만인 올해 2월 단독대표 경영체제로 전환됐다.

락앤락 관계자는 “당초 김 회장이 1년여 동안 공동대표로 김 대표체제의 안착을 지원하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며 “새로운 경영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물러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와 삼성SDS 부사장 등을 거치며 32년 동안 근무했다. 경영전략과 컨설팅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락앤락의 체질 개선을 이뤄낼지를 두고 기대감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락앤락은 중국에서 전체 매출의 41%, 내수 27%, 동남아에서 21%가량을 벌어들인다. 하지만 2015년 이후로 중국과 국내시장은 성장이 정체돼 있다. 의사결정을 일부 핵심 인력에 의존하는 구조가 성장에 장애가 된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2018년‘을 ‘시스템 경영’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선언하고 조직문화와 경영체제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락앤락은 내부적으로 마케팅과 연구개발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이 활발하다. 김 대표는 6월 시장조사와 기획력 강화, 혁신제품 개발을 위해 ‘이노베이션 랩’ 팀을 꾸렸다. 락앤락의 CI(기업 이미지)와 BI(브랜드 이미지), 콘셉트 등을 전면 검토하기 위해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한국타이어에서 'T스테이션' 브랜드를 기획한 이제세 부사장을 최근 영입하기도 했다. 밀폐용기는 기술 진입 장벽이 낮다 보니 락앤락이 국내 저가 제품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상품 개발과 영업총괄을 맡아 취급상품을 재정비하는 등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하고 있다. 

락앤락이 글로벌 종합생활용품회사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글로벌기업 삼성그룹 출신인 김 대표를 향한 기대가 높다.

김 대표는 락앤락의 최대 매출처인 중국에서 상권 분석을 통해 고객 인구가 많은 곳을 위주로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고 그 밖의 지역은 대형 유통기업과 협업을 통해 판매경로를 확대할 계획을 세워뒀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아마존 등 온라인과 홈쇼핑채널에 이어 할인점에 진출하는 등 영업망 확대를 꾀하고 있다. 

장윤수 KB증권 연구원은 “락앤락은 변화가 가시화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테지만 회복 경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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