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이 동부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동부화재는 15일 마감한 동부캐피탈 경영권 본입찰에 아프로서비스그룹(브랜드명 러시앤캐시)과 함께 참여했다.
동부화재는 동부캐피탈을 인수해 동부화재를 동부그룹의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김준기 회장의 복안을 실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동부캐피탈 놓고 동부화재와 아프로서비스그룹 경쟁
동부그룹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5일 동부캐피탈 지분 80.02%를 매각하는 본입찰에 동부화재와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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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
동부화재와 동부저축은행은 입찰에 나오지 않은 지분 19.98%를 소유하고 있다.
동부제철은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동부캐피탈 보유 지분 49.98%를 이번 입찰에서 매각한다. 벽산건설과 예스코 등 다른 동부캐피탈 주주들이 나머지 지분 30.04%를 내놓았다. 예상 매각가격은 약 100억 원 정도다.
동부화재는 지난해 8월 동부제철과 계약을 맺고 동부캐피탈 지분 29.9%를 인수하려 했다. 그러나 동부제철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동부캐피탈 지분을 공개입찰하자 방향을 바꾸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동부캐피탈 본입찰에 동부화재가 단독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아프로서비스그룹이 캐피탈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동부캐피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아프로서비스그룹은 이에 앞서 아주캐피탈 인수에 나섰다 제이트러스트에 패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동부화재가 동부캐피탈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동부화재는 아프로서비스그룹을 견제하려 인수자금을 더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캐피탈은 2013년 20억 원 정도의 순이익을 냈다. 독자적 영업망이 부족해 그룹 계열사를 주요 매출원으로 삼았다.
산업은행은 19일 동부화재와 아프로서비스그룹 중에서 동부캐피탈 매각입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그뒤 22일부터 실사작업을 거쳐 최종 매매계약을 맺은 뒤 오는 2월까지 매각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 동부화재, 금융지주회사 전환 포석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은 동부화재가 동부그룹의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해 동부캐피탈 인수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부화재가 금융지주회사가 된다면 할부금융 역량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 동부캐피탈을 인수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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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 동부화재 사장 |
동부화재는 현대해상과 손해보험업계 2위를 다투는 알짜회사다.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는 동부화재가 지난해 순이익 4189억 원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예측대로라면 순이익은 2013년보다 53.72% 늘어나 현대해상(2180억 원)보다 많다.
동부화재는 좋은 실적을 바탕으로 동부그룹 금융계열사 5개의 정점에 서 있다.
동부생명 지분 99.9%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부저축은행, 동부자산운용, 동부증권의 대주주로 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는 동부화재 지분을 약 31% 보유해 금융계열사의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은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생명부터 캐피탈까지 포함한 금융계열사를 묶어 금융 위주로 동부그룹을 재편할 것”이라며 “동부화재가 지난해부터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계속 인수하는 것도 금융지주회사가 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