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00시 52분경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경남지사 당선이 확실시 되자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단숨에 전국구 정치인으로 뛰어올랐다.
김 후보는 드루킹 게이트의 대형 악재를 이겨내며 더불어민주당의 불모지로 여겨졌던 경남에서 깃발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김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대선후보 잠룡의 반열에 설 수도 있다.
김 후보는 14일 오전 1시20분 현재 50.14%의 득표율로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45.77%)를 제치고 경남도지사 당선이 확실하다.
김 당선인은 당선이 유력해지자 캠프에 나와 “경남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변화를 선택하신 경남도민의 승리”라며 “진보와 보수를 떠나 경남의 발전과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하나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 경남도지사를 확보한 것은 민선 지방선거 이후 처음이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0년 치러진 제5회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에 당선됐지만 당시 김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당선돼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민주당 계열의 당적으로 경남도지사를 따낸 것은 김 후보가 사실상 처음이다.
김 후보는 출마 초기부터 경남도지사 여론조사에서 독주했다.
출마 선언 직전에 터진 드루킹 게이트로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와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곧바로 반등에 성공하며 결국 승리했다.
김 후보는 ‘초보 정치인’이나 마찬가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곁을 마지막까지 지켰고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활동하긴 했지만 ‘공식 정치인’으로는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것이 전부였다.
이번에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단숨에 내로라하는 더불어민주당 내 유력 정치인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성폭력 사건으로 낙마한 뒤 김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몰리고 있다.
김 후보는 일단 도정에 집중하면서 정치인으로서 역량을 가다듬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도지사 공약으로 ‘제조업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경상남도는 거제와 마산과 창원 등에 조선업 등 대규모 제조업 산업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부진으로 거제와 마산, 창원의 경제활동은 많이 위축됐다.
김 후보는 “제조업이 강한 나라는 흔들리지 않는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경제혁신특별회계 1조 원’을 경남 경제혁신에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또 △창원의 재료연구소를 재료연구원으로 승격 △소프트웨어산업진흥원 설립 △스마트시티 소재부품 연구단지와 클러스터 조성 △대기업 연구개발 센터를 유치 등을 공약하기도 했다.
김 당선인이 문 대통령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경상남도 경제를 살리는 데 한껏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정치권은 바라본다.
다만 김 후보의 앞길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검이 곧 수사에 착수할 ‘드루킹 게이트’의 수사 결과에 따라 김 후보의 정치적 위상도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후보는 "특검을 먼저 요구할 정도로 거리낌이 없다"는 태도를 계속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